-인력·상품 늘리고 KB지주 계열사 상대 자금 유치-삼성·미래에셋운용 아성 도전…점유율 확대 나서
이희권 KB자산운용 대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최서연 기자] KB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선두주자인 삼성ㆍ미래에셋자산운용 추격에 나섰다. ETF 인력과 상품을 대폭 보강하고, KB금융지주 계열사를 상대로 ETF 자금 유치에 나서며 공세를 강화할 준비를 마쳤다. 25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KB운용은 이달초 기준 국내 ETF 순자산이 2조471억원으로 시장점유율 8.7%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초 6%에 이어 1년여만에 점유율을 3%포인트 가까이 늘렸다. 같은 시기 1위인 삼성운용은 49.3%로 점유율 50% 선이 무너졌고, 미래에셋운용은 20.2%를 나타냈다. KB운용의 선전은 이희권 사장의 공격적인 ETF 전략과 무관치 않다. 코스피가 수년째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며 액티브펀드의 성과가 예전만 못하고, 저금리 시대에 수수료가 싼 인덱스펀드로 돈이 몰리면서 ETF의 인기가 높아지는 흐름을 눈여겨봤다. ETF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이 사장은 지난해말 2명이었던 ETF 전담 조직인 멀티솔루션본부 인력을 올해 10명까지 늘렸다. 현재 15개 수준인 ETF 수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다음달 코스피 인버스 레버리지 ETF 출시를 시작으로 하반기 총 11개에 달하는 ETF를 추가로 출시한다. 이 사장은 특히 KB금융지주 계열사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최근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자금을 유치하느라 분주하다. 삼성ㆍ미래에셋운용이 꽉 잡고 있는 ETF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려면 거래량이 많아야 하는데 같은 계열인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이 KB운용 ETF에 자금을 투자하면 점유율이 크게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이 2013년 KB운용으로 오기 전까지 KB국민은행에서 36년을 근무한 '뱅커' 출신이란 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같은 계열로 편입된 현대증권도 큰 우군이다. ETF 시장에서는 규모가 크고 역량이 있는 유동성 공급자(LP)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간에는 KB투자증권의 LP 규모가 작아 적기에 매수ㆍ매도 주문을 연결하고 물량을 공급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합병으로 덩치가 커지면서 ETF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경쟁사인 삼성ㆍ미래에셋운용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두 회사 모두 ETF 시장 확대에 힘을 쏟는 상황에서 KB운용이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추격하는 상황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이 판매하는 펀드의 50%가 KB운용 상품일 정도로 지원이 커 추격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 사장이 지난해 10월 삼성운용에서 영입한 홍융기 멀티솔루션본부장이 과거 퀀트운용본부장 출신으로 패시브 사업을 기획했다는 점도 삼성운용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증권부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