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 금융시장 불안에 전전긍긍

유동성 공급 등 시장안정 조치 발표…핫머니 의존도 높은 취약한 구조

▲터키 이스탄불 시내의 한 환전소에서 17일(현지시간) 터키 시민이 돈을 바꾸고 있는 모습. 터키 정부는 쿠데타에 따른 투자자들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시장안정 조치를 내놨다. (사진=블룸버그)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터키 정부가 쿠데타를 진압하는데는 6시간이면 충분했지만 금융시장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키는 데는 좀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터키 정부와 중앙은행은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섰지만 그 결과는 아직 미지수다. 터키 중앙은행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시중은행들에 무제한 유동성을 제로금리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은 이와함께 리라화 자금 차입을 위해 시중은행들이 담보로 맡겨놓아야 하는 외화 자금의 한도를 폐지해 리라 가치 안정시키겠다고 전했다. 리라는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 15일 달러 대비 4.8%나 급락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중앙은행의 시장안정 조치 발표 이후 18일 리라 가치는 개장 전 1.5% 상승한 달러당 2.96리라를 기록중이다. 정부측도 시장을 달래기 위해 나섰다. 메흐메트 심섹 터키 부총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무랏 세틴카야 터키 중앙은행 총재와 얘기를 나눴다고 언급하면서 해외 투자자들과도 직접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쿠데타 이후 터키는 빠른 안정을 찾고 있으며 정부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의 한 정부 관계자는 "터키의 주요 유전 시설들이 쿠데타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원유 및 가스 수출입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가 쿠데타 조기 진압에도 이처럼 시장 안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핫머니' 의존도가 높은 터키 경제구조 때문이다. 만약 해외 투자금 이탈하면 그에 따른 충격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터키로 유입된 해외자금 규모는 158억달러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3억달러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주식 및 채권시장으로 유입된 단기 자금이다. 이들 핫머니들은 터키 정정불안이나 금융시장 위기 때 마다 터키에서 자금을 빼냈고 이는 리라화 폭락과 증시 추락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쿠데타는 이미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스탄불 소재 세케르은행은 3억달러 규모의 채권발행을 놓고 17일 투자자들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해 회의를 취소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터키 북서부 사카리야에 완성차 공장을 둔 도요타가 생산 라인 일부를 일시 정지했다 재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터키에는 일본기업 138개가 진출해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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