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 추경, 너무 초라한 집행…'무용론'까지 제기

취업성공패키지·청년인턴제 등 추경 단 한푼 못쓴 사업도…졸속편성·심사에 효과 의문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지난해 정부의 청년고용사업 관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실적이 턱없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말 10조원대 추경안의 국회 심사를 앞두고 있지만, 추경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무용론'마저 제기된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5회계연도 상임위원회별 결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추경 사업 중 고용노동부 소관 '세대 간 상생고용 지원 사업'의 실제 집행률은 0.2%에 그쳤다. 세대 간 상생고용 지원 사업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비용을 절감한 기업이 청년을 신규 채용할 경우 인건비를 지원하는 제도다.당초 정부는 이 사업으로 청년 6000명을 채용해 인건비를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157명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추경을 통해 편성된 인건비 지원예산 105억500만원 중 2500만원(0.2%)밖에 집행하지 못한 것이다. 예정처는 "임금피크제가 청년고용에 미치는 효과가 분명하지 않은 것도 사업 집행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추경을 한 푼도 쓰지 못한 사업도 있었다. 취업성공패키지,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청년취업아카데미, 고용센터 인력지원 등 4개 사업은 추경에서 증액된 예산액보다 불용액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취업 촉진을 위한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의 경우 본예산 2764억원에 추경으로 628억원을 증액했지만, 2562억원이 집행돼 당초 예산을 다 소진하지 못했다.
또한 예정처는 "고용부가 추경 사업으로 증가된 취업성공패키지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민간위탁기관에 적정 규모 이상의 물량을 위탁해 서비스 질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이처럼 추경을 통해 예산을 추가 편성해도 불용액이 과다하게 발생하면서 '하나 마나 한 추경'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11일 보고서를 통해 "2015년 결산 금액은 10조원의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 추경을 편성하기 전인 본예산 375조4000억원보다 적은 372조원"이라며 "'추경 무용론'으로까지 해석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달 내로 또다시 10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추경은 기업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실업 대책과 청년 일자리 창출이 주목적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졸속편성' '졸속심사' 우려가 나오면서 추경 효과에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기획재정위원회 관계자는 "'신속한 추경'을 강조하다 보니 충분한 계획 없이 편성되는 경우가 있다"며 "국회의 철저한 심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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