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
美 학계, AI 생산성 혁신 입증
"인공지능(AI)이 경제활동 절반에 영향을 주고 이 활동의 생산성을 20% 향상시킨다면 10년이 넘는 기간에 총 생산성이 10% 높아질 것이다."(에릭 브리뇰프슨 스탠퍼드대 교수)
지난 3~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년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경제학자들은 AI의 생산성 혁신 효과에 주목했다.
브리뇰프슨 교수는 'AI의 경제적 영향' 세션 발제에서 "AI의 생산성 증대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며 다양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가운데 한 연구에 따르면 거대언어모델(LLM)에 접근 가능한 콜센터의 생산성은 30~35%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뇰프슨 교수는 "고객 만족도 점수와 콜센터 직원들의 행복도가 높아졌다"며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둘 가능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인 '챗GPT'가 2022년 등장한 뒤 AI가 바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AI가 생산성 증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학계의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브리뇰프슨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국가의 생산성 증가율은 1990년대부터 둔화해 2005년 이후엔 1%대에 그쳤다"며 "하지만 AI 덕분에 지난 1~2년 생산성이 크게 높아져 작년 3분기엔 생산성 증가율이 3.2%까지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생산성은 1990년대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테크 업계도 AI의 생산성 증대 효과를 눈여겨보면서 경제활동 전반으로 AI 적용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미 티반 마이크로소프트(MS) 수석과학자는 "2년도 안 되는 시간에 사람들은 이미 기존 업무 환경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마니카 구글 수석부사장은 "많은 국가와 분야 전반에 걸쳐 AI가 적용돼야 한다"며 "경제 일부 부분에 AI를 접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생산성 증대를 통한 비용 절감을 가져올 수 있지만,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수전 애시 스탠퍼드대 교수는 "AI 모델 비용이 저렴해지면 교육, 의료, 훈련, 노인 돌봄 등 모든 분야의 비용이 하락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AI 모델이 일자리를 빼앗고 AI 모델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의 혜택이 줄어들고 소비자물가가 떨어지지 않는 나쁜 시나리오도 배제할 순 없다"고 내다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도 AI의 생산성 혁신을 주목하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4일(현지시간)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생산성 증대에 기반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며 "생성형 AI와 같은 기업의 기술적 혁신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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