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등급을 놓고 산업은행이 고민에 빠졌다. 시중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의 여신등급을 낮췄지만 아직 산업은행만 '국책은행 역할론'을 명분으로 삼아 정상 등급을 유지하는 상태다. 지난 6월 간담회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와 관련 "지금은 하향할 시기가 아니다"면서 "국책은행은 국가적 환경과 시장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데 현재 (대우조선은) 회사채를 통한 차입금이나 연체가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하반기 상황을 봐 가면서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며 하향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산은은 당장 대우조선의 신용등급을 내리면 수주나 계약조건 등 대외신인도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높은 부채비율(지난해 말 7308%)을 감안해 대우조선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BB)으로 강등했다. 해외 선주나 투자자도 이미 선박건조 발주나 투자 때 대우조선의 신용도를 낮춰 반영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의 여신등급을 정상으로 유지했을 때 생기는 부담도 만만찮다. 경영상태가 나빠졌을 때 '회수의문'이나 '고정'으로 내렸을 경우 생기는 부담도 크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의 여신등급이 요주의보다 한단계 더 낮은 '회수의문'에 가깝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은 3년 연속 적자에 벌어들이는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요주의 채권은 대출금의 7~19%, 고정 채권은 대출금의 20~49%를 각각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으로서 대우조선의 여신등급과 관련해 시중은행보다 더 신중할 수 있다는 점은 고려되어야 하지만 대우조선의 경영상황을 감안하면 보다 냉정하게 판단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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