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신동주·동빈 형제, 일본서 만날까

16일 신동빈 일본行…형 신동주도 나흘 전 귀국해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해부터 경영권 분쟁을 겪어 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에서 직접 만나게 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본격적으로 갈등관계에 놓인 이후 공식적으로 단 한 차례도 마주친 바 없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동생과 만나고 싶다는 뜻은 수차례 전한 바 있지만, 이들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출장을 마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일본에 도착했다.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도 불구하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통한 경영권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린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 이후 현지에서 하루 동안 개인 일정을 소화한 뒤 16일 오후 2시 30분께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했다. 신 회장은 도착 직후 곧바로 일본 도쿄에 있는 롯데홀딩스 본사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롯데 관계자는 "아직 이사회가 열리지 않은 점, 최소 1주일 전에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일정을 통보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주총은 오는 24∼26일께 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6.0%) 등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구성을 보면 일본 L투자회사 12곳(지분율 72.65%)과 일본 롯데홀딩스(19.07%) 등 사실상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여러개의 L투자회사는 롯데홀딩스의 자회사이거나 자회사 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LSI)가 세운 회사다.이번 주총에 상정된 주요 안건은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다. 쓰쿠다 사장은 과장급 이상 직원들로 구성된 일본 종업원지주회를 사실상 장악, 그들의 지지 방향을 결정할 인물로 꼽힌다. 쓰쿠다 사장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2대 주주 종업원지주회(27.8%)와 임원지주회(6.0%)의 지분을 합하면 광윤사 지분을 뛰어넘을 수 있다. 신 회장 역시 입국 직후 쓰쿠다 사장과 만나 현지 지지세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경영권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건강 문제로 8일 입국했던 신 전 부회장 역시 지난 12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는 종업원지주회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올해 초 1인당 '25억원'이라는 회유책으로도 일본 종업원지주회를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등 내부 입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2년 가까이 경영권 분쟁으로 갈등을 겪어온 형제가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실제 만남을 가질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해 안팎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형제 간의 긴 경영권 다툼이 외부에 부정적으로 비춰진다는 점, 그룹이 창립이후 최대 위기상황에 놓여있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들이 만나서 대화를 나눠야 할 필요성은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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