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의 20代 국회 '청사진'

[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20대 국회 전반기,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이 향후 국회 운영 방향에 정치권 이목이 집중된다. 취임 일성부터 '강한 국회'를 강조한 정 의장. 그는 당장 '상시 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여부 결정 등 협치(協治)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정 의장은 9일 열린 20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실시한 의장 선출 투표 결과 287표 중 274표를 얻어 선출됐다. 본래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 의장이다. 14년 만의 야당 의장이 등장한 셈이다. 그는 당선 직후 "20대 국회는 온건함만으론 충분치 않다. 때로 강경함이 필요할 것이다"라며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국회 운영을 통해 민주주의와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10일 첫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 민생을 챙기고 또 국민을 위해서 국회가 대통령이나 정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도울 일은 아주 유연하게 잘 협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주의가 후퇴한다던지, 의회주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의회 입장을 개진하고 필요하면 잘 따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까지 양일간 정 의장이 제시한 20대 국회 청사진은 '협력하되 할 말은 할 것'이라는 것. 향후 입법부 수장으로서 행정부 견제와 감시라는 국회 본래 기능을 되찾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벌써 나오기도 한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도 이날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야당 국회의장은) 총선 민의가 반영된 의장 선출이라고 자평하고, 총선 민심은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바꾸란 심판"이라며 "그런 면에서 야당 출신 의장이 국회를 원만하게 운영함으로써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 기능이 강화되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렇듯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입법부와 행정부의 관계. 이 가운데 정 의장의 정치력은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상시 청문회법 재의결 논란부터 풀어야 한다. 정 의장은 일단 이날 "법리 검토를 먼저 좀 거치고 또 교섭단체 대표들하고도 논의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정 의장은 국회의장직 도전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그 견제수위를 견제당하는 행정부가 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하며 재의결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이에 대해 마땅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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