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길기자
4월 소비자물가동향(자료:통계청)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은행들도 수수료 인상에 돌입했다. 지난달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들이 외화 송금 수수료와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타행 송금 수수료를 100∼200원 가량 올렸다. 금액은 작다 해도 서민 호주머니를 축내는 것은 매한가지다.부동산 가격도 떨어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11% 오르면서 11주 연속 상승 중이다. 일부 지방에서 아파트 가격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서울 등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상승세가 예상된다. 전세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가계부채는 작년말 120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에 육박했지만, 가계부에는 하루가 다르게 빚이 늘고 있다.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가파른 증가속도를 보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에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OECD 국가 가운데 9위 수준이다..기업·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비율
막대한 빚을 떠안고 있으면서도 개인의 조세부담률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 이후 지난 19년간 가계소득은 152% 늘어난 반면, 소득세는 308%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세수 증가 효과를 불러온 담배 가격 인상도 서민 생활을 팍팍하게 하고 있다.가계부채와 직결되는 금리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으로 낮추면서 금리 인하를 제안했지만, 미국이 오는 6월 금리인상을 할 것이란 예상이 확산되고 있어 금리 인하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특히 한국은 오랜 기간 근로자의 임금은 오르지 않는 경제성장을 해오고 있다. 최근 5년 평균 실질임금 상승률은 1.3%로, 5년 평균 경제성장률 2.9% 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제가 성장했지만 근로자 소득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문제는 기대수명 증가로 소비를 줄여 앞으로 내수가 더 둔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KDI에 따르면 2003년 평균소비성향이 77.9%에서 2015년 71.9%로 하락한 반면 기대수명은 2003년 77세에서 2014년 82세로 늘었다. 최악의 경우 '생활물가 상승→소비 위축(저축증대)→생산 감소→고용 감소'라는 악순환 사이클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