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파 이재용…떡잎부터 골라 키운다

삼성전자, 美 'PhD 펠로우십 프로그램' 운영각 5만달러 지원, 공동연구 등 협업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에게 투자하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우수한 해외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자신만의 인재 육성 전략을 실행해가고 있다. 학력ㆍ연구성적 등 객관적인 지표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연구 방향이 삼성의 미래와 맞는 학생들을 골라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과거 삼성의 인재 투자는 광범위했다. 국내에서 해외로 떠나는 유학생, 학벌이 좋은 인재, 글로벌 기업의 경력을 가진 인재라면 비싼 돈을 주고 투자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옥석을 가려 지원한다.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이 부회장이 인재 육성에도 본인의 철학을 담고 있는 셈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에서 학생을 선발해 각각 5만달러 상당의 상금과 연구환경을 지원하는 'PhD(박사과정)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PhD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전략혁신센터(SSIC)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SSIC는 사물인터넷과 헬스케어 등의 신기술 사업들을 책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각별히 챙기는 조직 중 하나로, 외부에서 영입된 손영권 사장이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로부터 펠로우십 지원을 받게 된 5명은 삼성이 관심을 갖는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는 학생들이다. 이들은 사물인터넷(IoT), 스마트머신, 반도체 기기와 소재 등을 연구하고 있다. 여러 대학에서 연구과제를 제출, 선별작업을 거쳐 선발됐다. MIT, 카네기멜론, 텍사스오스틴대 등의 학생들이 지원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지원을 통해 사업장 인근 대학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향후 인력도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원을 받은 학생들은 SSIC 연구소나 오스틴R&D센터와 연계해 연구를 하게 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인재에 대한 투자도 실용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적재적소에서 일할 수 있는 될성부른 떡잎을 발굴해 삼성맨으로 키워내겠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외 명문대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던 삼성장학회 사업을 개편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공학, 이학, 인문사회계열 유학생 불특정 다수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대신 삼성과 협업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재들에게 집중 투자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삼성종합기술원은 펠로우십 프로그램과 비슷한 글로벌 공동연구(GRO)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연구 계획을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학생들에 대한 투자 외에 능력있는 외부인재 영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데이비드 은 사장, 손영권 사장, 이인종 사장, 프라나브 상무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삼성의 투자를 받고 연구한 해외 인재가 자연스럽게 입사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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