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넉달간 피해접수는 안 받아주더니 사과간담회 문자 메시지는 대산 전달' 비난
▲아타 샤프달 대표가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한 뒤 사고의 의미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추가로 더 확인된 가운데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뒤늦은 사과 간담회 발표가 피해자와 가족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옥시는 지난 17일 1·2등급 피해 판정을 받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20일 대전에서 사과의 뜻을 전하는 간담회를 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대전으로 장소를 정한 이유는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는 피해자들의 위치를 고려해 볼 때 가장 중간 장소라는 판단 때문이다. 옥시 관계자는 "피해자 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고 앞으로의 보상 과정과 절차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대표 등 옥시 관계자들도 모두 참석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이 문자메시지가 환경부를 통해 전달되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4개월 간 가습기 살균제 관련 피해 접수를 받지 않은 채 피해자들을 외면하다 옥시의 부탁은 바로 들어주는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이다.피해자와 가족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피해자 가족 모임의 한 회원은 "옥시의 거짓 사과가 반복된다. 국민들 앞에 나와서 사과하라고 할 때는 하지 않더니 이제는 환경부를 이용한다"며 "대전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회원은 "피해자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진정으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며 "환경부는 피해자들의 피해 조사 요구엔 응하지도 않더니 기업의 부탁은 아주 잘 들어 준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회원은 "환경부는 누굴 위해 존재하는지 망각하고 있다"며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환경부는 "피해자의 개인 정보를 일반 기업에 줄 수 없어 대신 전달하게 된 것"이라며 해명했지만 분노는 계속되고 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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