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배출가스 조작에 연비 조작 혐의까지'. 자동차 업계의 '뻥튀기'가 도를 넘었다. 기업의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할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깬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인 폭스바겐의 경우는 기존 경유(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이어 최근 차량의 연비 조작까지 한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가 포착됐다. 글로벌 명차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에 원투펀치를 날린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기식 부장검사)는 최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 있는 인증 관련 부서와 인증 대행사 2곳을 압수수색하고 대행사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한국법인이 독일 본사에서 받은 연비 시험서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된 시험서의 수치가 일부 다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차를 국내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준에 맞는 연비 시험서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 기준에 부합하는 수치가 적힌 연비 시험서를 대행사를 거쳐 제출해 심사를 통과한 뒤 차량을 판매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연비 조작 혐의가 나타난 것이다. 수치가 의도적으로 조작됐다면 독일 본사 또는 한국 지사 차원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연비 조작이 사실로 확인되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정부 당국에 조작된 데이터를 신고한 것이 된다. 정부를 상대로 불법을 시도한 것이 밝혀지면 사문조 위조ㆍ행사,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 형사처벌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고객의 손해배상뿐 아니라 각종 벌금도 더 크게 부담할 수도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앞서 배출가스 허용 기준에 맞지 않게 자동차를 생산하고 생산 차량의 인증을 받지 않은 혐의(대기환경보전법 위반)로도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배출허용 기준을 회피하기 위해 EA 189엔진이 탑재된 차량에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했고 이를 통해 인증시험 중에는 저감장치를 정상적으로 작동, 일반주행 상태에서는 저감장치의 작동을 멈춰 대기환경보전법 기준을 초과하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배출가스는 자동차 엔진 내부에서 연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중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질소산화물, 매연 등은 법적 규제치를 둬 관리하고 있다. 허용기준 초과 시는 개선명령과 과태료 부과 등 법적인 제재를 받게 된다. 배출가스를 기준치 이상 초과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경우 환경부로부터 리콜(결함 시정) 명령을 받고도 리콜 계획의 핵심 내용을 제출하지 않아 총괄대표인 요하네스 타머 사장과 한국법인이 검찰에 고발됐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는 크게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비는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살 때 고려하는 주요 제원 중 하나로 이를 조작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에 대한 배신감과 충격은 배출가스 조작 파문 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출가스 조작에 이어 연비 조작 혐의까지 받게 되면서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향후 국내 판매량까지 급감할 수 있다"며 "현재 배출가스 조작에 대한 배상 문제는 물론 연비 조작 관련 집단소송까지 이어질 경우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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