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골프규칙] '퍼팅하다 다른 공 맞히면?'

로리 매킬로이(앞)과 타이거 우즈가 그린에서 공이 떨어진 자국을 수리하고 있다.

'슈렉'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은 올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에서 신기한 홀인원을 작성했다.최종 4라운드 16번홀(파3ㆍ181야드)에서 티 샷한 공이 그린에 떨어지더니 J.B. 홈즈(미국)가 앞서 올린 공을 밀어내고 홀에 들어갔다. 홈즈의 공이 먼저 홀로 움직여 갤러리가 더욱 탄성을 자아냈다. 2개의 공 모두 홀인될 뻔했다. 홀인원 확률이 불과 1만2000분의 1, 이런 장면은 계산조차 불가능하다. 홈즈의 공은 물론 들어갔어도 홀인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원위치'다. 우스트히즌에게 벌타는 없다. 그린 밖에서 친 샷은 다른 공을 때려도 상관없다. 선수들은 그래서 그린 밖에서 칩 샷을 할 때 일부러 마크를 요청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다른 선수의 공이 홀 바로 옆이나 뒤에 있을 때다. 자신의 공을 멈출 수 있는 도움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이 떨어지는 지점이 특히 내리막 경사지라면 활용할 여지가 더 있다. 핀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에이프런이나 프린지 등에서는 퍼터를 선택해도 핀을 꽂아 놓고 퍼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홀인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소 강한 샷이 핀을 맞고 그대로 들어갈 수 있다. 아마추어골퍼들이라면 그린 밖에서는 피치 샷이든 퍼팅이든 핀을 꽂은 상태에서 샷을 가져가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이야기다.그린 안에서는 그러나 상황이 달라진다. 다른 공을 맞히면 2벌타다. 공이 굴러가는 경로에 다른 공이 있다면 반드시 마크를 요청해야 하고, 핀도 뽑아야 한다. 핀을 맞으면 2벌타, 버디가 보기가 된다. 거리가 멀 때는 캐디가 핀을 잡고 있다가 퍼팅 직후 뽑는다. 골프규칙은 유독 그린플레이에 대해 엄격하다. 공이 떨어진 자국은 수리할 수 있지만 스파이크 자국은 고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공이 바람이나 경사를 타고 움직이면 그대로 플레이한다. 빌리 호셸(미국)의 사례가 있다. 마스터스 셋째날 15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했지만 공을 닦고 내려놓자마자 공교롭게 강풍이 불었고, 공은 가속도가 붙어 그린 밖까지 굴러 연못에 빠지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호셸은 1벌타를 받아 결국 보기를 적어냈다. 애매한 골프규칙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만약 공이 움직여서 홀인됐다면 알바트로스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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