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승무원들 29일간 안전교육...2차 탈락하면 입사 취소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186석 정원을 채운 보잉 737-800기가 사이판에서 인천으로 가던 중 일본 인근 해상에 추락했습니다. 여러분은 여객기와 함께 침몰하는 탑승객들을 안전하게 구조해야 합니다." 지난 12일 찾은 서울 공항동 이스타항공 인근의 실내수영장. 올해 입사한 객실 승무원 24명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훈련이 한창이었다. 태평양을 횡단하는 노선은 비상시 이ㆍ착륙할 수 있는 대체 공항이 없어 '비상착수훈련'이 필수다. 이날 훈련에는 새내기 승무원 92명(여 77명ㆍ남 15명) 중 24명이 참여했다. 오는 7월 인천~사이판 노선 신규 취항을 앞두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올해 처음으로 예비 승무원 교육과정에 비상착수훈련 프로그램을 넣었다.
이스타항공 신입 객실승무원들이 바다에 빠진 승객들의 체온이 손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헬프자세(겨드랑이와 다리를 몸쪽으로 빠짝 붙여 체온 손실을 방지하는 동작)와 허들자세(헬프자세를 유지하며 동그란 원을 만들며 체온 유지 및 구조신호를 보내는 동작)를 훈련하고 있다.
"자세를 최대한 낮춰주십시오. 줄을 끊어주십시오." 승무원들의 움직임은 일사분란했다. 모의훈련에서 이들은 승무원이면서 동시에 승객 역할을 나눠 맡는다. '하나둘 하나둘' 구호을 외치며 승무원들은 승객들과 함께 기내에 탑재된 구명정을 착용한 뒤 바다(풀장)로 뛰어들었다. 이어 구명정을 띄워 최대한 빠르게 승객들을 사고기로부터 멀리 이동시키는 훈련이 이어졌다. 186석 여객기에는 총 4대의 구명정이 구비돼 있다. 대당 탑승인원은 최대 50명, 승무원 1명이 동승해야 한다. 승객들은 구명정에 먼저 오르려 아우성이다. 이런 혼란 속에서 승무원들은 침착하고 또한 신속해야 한다. 때문에 강도 높은 훈련을 이기지 못하고 탈락하는 승무원도 종종 나온다. 훈련 테스트에서 80점 미만을 받으면 '실패(Fail)'다. 실패자들에게는 1번의 재시험 기회가 주어지고, 재시험에서도 실패하면 입사가 취소된다.
항공기에서 탈출해 바다에 빠진 승객들을 구명정 위로 탑승시키고 있다.
안전훈련교관 3명과 안전심사관 1명의 지도로 진행되는 안전훈련은 승무원이 되는 첫 걸음일 뿐이다. 새내기들은 앞으로 위험물 훈련, 보안 훈련, 승무원 자원관리, 비상장비훈련, 항공 지상 훈련, 응급처치 등 29일간의 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이어 9일간의 국내선 서비스 훈련, 12일간의 국제선 서비스 훈련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실제 비행(국내선)에 투입될 수 있다. 같은 날 오후 3시. 이스타항공 본사 강의실에서는 화장법과 머리손질법에 대한 강의가 열렸다. 승무원 화장법과 헤어 손질법 등을 주제로 3시간에 걸쳐 실습과 이론을 진행했다. 수업에 참여한 교관은 "이스타항공은 단정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추구한다"라며 "핑크ㆍ코럴 계열을 활용한 아이 메이크업과 자신의 피부톤 보다 한 톤 밝은 피부표현, 얼굴형에 맞는 눈썹 손질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신입 승무원 고송희 씨는 "아직 눈화장이 서툴러 아이라인이 삐뚤빼뚤하다"면서 "오늘 교관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빨리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2일 서울 공항동 본사 강의실에서 신입 객실승무원 24명을 대상으로 화장법, 머리손질법 등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교육을 했다.
바로 옆방에서는 남자 승무원만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 강의가 진행됐다. 헤어길이, 피부톤을 보정하는 커버로션 사용법 등 세련된 용모와 단정한 복장을 위한 강의가 별도로 구성됐다. 이스타항공은 4월 입사자들을 시작으로 올해 2~3차례 신입 승무원을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인천~사이판 등 신규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는 만큼 채용 규모는 지난해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이달 120여명(1월 모집), 지난 2월 42명(지난해 10월 모집)의 신입 객실승무원이 입사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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