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이 막대한 기업부실 채권 해소를 위해 은행의 기업 출자전환을 허용해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은행들이 기업들에 대출해준 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경우 해당 기업의 주식을 대신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 총재가 14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최로 진행된 한 중소기업 금융대출 관련 행사에서 한 발언 내용을 바탕으로 중국이 기업 채권과 주식의 교환(swap), 즉 출자전환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현행 중국 은행법은 은행의 비(非)금융회사 지분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저우 총재는 이날 중국 기업의 과도한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은행의 기업 출자전환을 허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저우 총재는 현재 당국이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저우 총재는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과도한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 따르면 중국의 회사채 시장 규모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98% 수준이었지만 현재 160% 수준으로 커졌다. 미국의 70%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해 말 현재 중국 상업은행들의 부실 채권 규모는 1조2744억위안(약 230조원)으로 추산된다.저우 총재는 채권-주식 스왑 제도가 주로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는 대기업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부채 비율이 높지 않아 큰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기업들의 높은 대출 비율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은행 대출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정책 결정자들의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또 중국에는 중소기업들에 자금을 빌려줄 '공동체형 은행(community banks)'이 많지 않다고도 말했다. WSJ는 저우 총재가 언급한 채권-주식 스왑 제도가 많은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근본적으로 부실 기업의 주식이라고 해봤자 별 가치가 없는 자산인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주식이 채권보다 더 위험한 자산인만큼 은행이 채권 대신 주식을 받을 경우 자본 압박에 시달릴 수 있고 이는 금융시장 유동성이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계기업들에 주식으로 연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셈이어서 좀비기업을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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