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이슈몰이의 공백을 만들지 않는 특유의 리더십으로 총선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테러방지법을 저지하기 위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종료와 동시에 '통합'이라는 화두로 대중의 이목을 야권에 집중시킨 게 대표적이다. 김 대표가 국민의당을 상대로 통합을 전격 제안했던 건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 때였다.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점이었다. 같은 시각, 국회 본회의장에선 오전 7시께 발언대에 오른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가 마지막 주자로 무제한토론을 진행중이었다. 전날 당 의원총회에서 이 원내대표를 마지막으로 무제한토론을 끝내자는 결정이 나오긴 했으나 아직 완전히 종료되진 않은 상황이었다. 김 대표의 통합 제안에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 각종 반응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국면은 순식간에 전환됐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무제한토론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테러방지법을 막지는 못했고 '국회를 마비시켰다'는 새누리당의 비난 또한 멈추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통합 논의가 달아오르면서 무제한토론은 그 자체로 의미를 인정 받고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마무리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민의당이 4일 밤 거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통합 정국은 '이틀천하'로 일단락됐으나 '수도권 연대' 같은 방법론에 관한 안팎의 논의는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김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기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5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더민주 콘서트에 참석해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현명해서 이번 총선을 여당과 제1야당의 싸움이라고 판별해 그 외의 정당에는 관심이 없다"고 국민의당을 압박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야당의 힘이 더욱더 뭉쳐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안 공동대표는 6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상황을 모면하려는 하책이고 만년야당을 하자는 이야기"라며 김 대표의 제안을 거듭 비난했다. 김 대표가 내놓을 다음 '카드'에 관심이 모이는 동시에 이번 논의 과정에서 노출된 '일여다야 필패론'에 대한 국민의당 일각의 불안감이 어떤 형태로, 어느 정도로 발현될 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는 이주 초 3선 이상 50%, 재선 이하 30%를 대상으로 한 추가 물갈이 정밀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경선 체제에 돌입한다. '20% 컷오프-무제한토론-통합 제안-대규모 추가물갈이-본격 경선'으로 이슈가 쉼 없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이 '공천 살생부' 논란, 여론조사 유출 파문 등으로 내홍에 휩싸인 터라 더민주의 이슈몰이가 더 두드러진다는 분석도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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