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목인기자
▲지난 1월 16일 뉴델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인디아' 출범식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 두번째)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왼쪽 첫번째) 및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에 아마존이 있다면 인도에는 플립카트가 있다. 플립카트 공동 창업자인 사친 반살과 비니 반살은 인도 명문인 델리공과대(IITD) 동문 출신으로 아마존에서 일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07년 이 전자상거래 회사를 설립했다. 플립카트는 매년 굵직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인도 스타트업으로는 처음으로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어선 비상장 벤처)이 됐다. 창업 8년만인 지난해 9월에는 기업가치가 152억달러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플립카트에 돈을 댄 이들은 러시아 억만장자 유리 밀너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미국 투자사 타이거 글로벌, 모건스탠리 등 다양하다. 플립카트의 성공 스토리는 거대한 소비시장과 인터넷 인구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벤처시장의 단면을 보여준다. 인도 소프트웨어 개발협회(NASSCOM)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도에는 42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등록돼 있다. 이는 미국·영국에 이은 3위다. 지난해 1~9월까지 인도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자금은 7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0% 넘게 증가했다. 인도 벤처시장 팽창은 젊은 인재들의 창업 증가, 정부의 정책적 지원, 큰손 투자자들의 인도 시장 관심 확대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인도 스타트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손 회장은 전세계 12개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인도 기업이 3곳이나 된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1월 뉴델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인디아' 출범식에 참석해 "21세기는 인도의 것이다. 인도 스타트업의 빅뱅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작년 한 해에만 인도 스타트업들에 2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는 지난 2014년 처음 밝힌 '향후 10년간 인도 벤처기업들에 1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란 계획에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손 회장이 출범식에 참가한 '스타트업 인디아'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올해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내건 전략이다. 지난 2014년 취임한 모디 총리는 제조업 육성을 목표로 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와 함께 '디지털 인디아', '스타트업 인디아'를 통해 인도를 세계 정보기술(IT)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디 총리는 스타트업 설립 절차 간소화와 같은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과 같은 통 큰 지원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인도의 신생 벤처기업들은 3년간 소득세를 면제받고 투자 수익에 대한 면세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인도 정부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1000억루피(약 1조7700억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