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윌리스'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전하는 감성

6·25 군용차까지 등장…복고 자극하는 자동차 마케팅

지프 윌리스 군용차량.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 1952년 한국 서부전선. 국군의 승리를 위해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던 전쟁터를 누비던 차량이 있었다. 네 바퀴에 동시에 엔진의 동력이 전달되는 4륜구동(4WD)의 강력한 구동력과 기민한 기동력으로 지휘 차량 등의 역할을 하면서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던 지프자동차 윌리스 M38이다. "다시는 수도 서울을 적에게 빼앗겨선 안된다". 윌리스 M38은 국군과 미국을 도우며 북한군과 중국군의 침략에 맞서 대통령의 굳은 의지와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지켜냈다. 이 지프는 소형에서 대형 프리미엄까지 민간용으로도 개발돼 현재도 강인함과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면서 대표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로 거듭났다. 최초의 지프차 윌리스 MB와 M38 모델이 올해 75주년을 기념해 한자리에 모인다. 6ㆍ25 한국전쟁 때 군사용으로 전쟁터를 누비며 자유와 평화를 지켰던 상징적인 차량이다.지프 브랜드를 수입ㆍ판매하는 FCA코리아 관계자는 13일 "윌리스 MB 탄생 75주년을 맞아 올 상반기 중에 MB와 M38 모델을 한자리에 모아 기념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프는 자유와 모험을 상징하는 정통 SUV 브랜드로 2010년 이후 6년 연속으로 판매 기록을 경신하면서 글로벌 베스트셀링차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지프 75주년 기념 에디션 모델.

윌리스 MB는 1941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군용 차량으로 특별 제작돼 전장에 투입되면서 명성을 떨쳤다. 4륜 구동 차종을 '지프'라고 부른 최초의 모델이기도 하다. M38은 윌리스 지프의 두 번째 군용 모델이다. 이 두 모델은 현재 경기 용인 삼성화재교통박물관과 부산 유엔평화기념관에서 전시 중이다. 지프는 2014년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 판매를 돌파한 이후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23만7538대를 판매하며 2년 연속 1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4888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7%나 증가했다. FCA코리아는 올해 지프 브랜드의 판매 목표를 전년보다 약 23% 성장한 6000대로 설정했다. 지프 75주년 기념 에디션 5종과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버전 등 총 6개 모델을 출시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공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 속은 1980년대 독일에서 선수생활을 하던 차범근 전 국가대표 축구감독과 그가 타고 다니던 벤츠 차량.

윌리스 MB와 M38 모델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기획하는 것도 지프 차량의 성능과 특징, 브랜드 가치를 알리려는 마케팅 활동의 일환이다. 특히 지프는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와 함께 했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느끼는 감성이 남다를 수 있다. 지프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수입차 업체들의 마케팅도 잇따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차범근 전 한국 축구국가대표 감독이 30년 전 독일 프로축구리그에서 뛰던 시절 타던 SUV G바겐(GE 230)의 동일모델 차량을 복원하는 '추억도 AS가 되나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벤츠코리아는 독일 중고차 딜러 등을 수소문해 차 전 감독이 타던 G바겐의 동일모델 차량을 찾아냈고 한국의 기술자들이 차량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 1980년대 우리나라 국민들은 독일에서 외국 선수들 보다 더 뛰어난 기량을 보이던 당시 차 선수를 보면서 희망과 용기를 얻기도 했다.

한국GM의 쉐보레 2016년형 더 넥스트 스파크(가운데)와 티코(왼쪽), 모닝(오른쪽)이 홍보모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GM도 최근 쉐보레 2016년형 더 넥스트 스파크 출시 마케팅에 티코와 모닝을 함께 등장시켜 복고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91년 경차 티코로 대한민국 국민차 시대를 연 이후 지난 25년 간 국내 경차 시장 발전에 기여해왔다. 올 한해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마케팅 이벤트 등을 통해 더 넥스트 스파크의 우수성을 고객들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의 국내 판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도 늘어나고 있다"며 "디자인과 성능 외에 감성도 차량을 구입하는 기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마케팅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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