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미국 민주당 버니 샌더스 경선 후보에 대해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발언한 사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안 대표는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안철수, 천정배, 장하성의 위기의 대한민국, 공정성장으로 길을 찾다’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버니 샌더스 후보와 자신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미국 민주당 버니 샌더스 경선 후보가 지난 1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연설하기 전 주먹을 불끈 쥔 오른손을 치켜올린 사진이 국내 언론에 보도됐다. 아이오와 코커스 개표 결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9.8%,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49.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미국 언론은 “클린턴 전 장관이 진땀승을 거뒀다”, “클린턴은 이기고도 졌다, 샌더스는 지고도 이겼다”고 평가했다.안철수 의원도 지난 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에서 공동대표 수락연설을 하면서 몇 차례 오른손을 불끈 쥐고 치켜올리는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안 대표는 국내 언론에 보도된 샌더스 후보의 ‘분노의 주먹’ 사진을 보면서 “참 우연이다 싶다. 나도 공동대표 수락 연설 때 주먹을 쥐고 ‘싸우겠다’고 여러 번 강조했던 기억이 있다”고 대선주자로 선전 중인 샌더스와 비교했다 이와 관련, 몇몇 인사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조국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페이스북에 “‘민주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은 수십 년 간 ‘무소속’을 고수하다가 대선에서 범진보세력의 승리를 위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2015년 입당”이라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전통적 민주당 입장보다 왼쪽에 서서 금융자본주의 세력과는 전면전을 벌이고, 힐러리 클린턴을 진보쪽으로 견인 중”이라고 설명했다.조 교수는 “‘새정치’의 저작권자 안철수 의원(서울 노원병)은 자신이 만들고 공동대표를 역임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세가 불리해지자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이라며 “더민주보다 오른 편에 서서 더민주와는 전면전을 벌이고, 새누리당과는 부분적 전투와 부분적 합작을 진행 중”이라고 버니 샌더스 의원과 안철수 의원을 비교했다.조국 교수는 “누구든 표현의 자유가 있다. 그리고 되고 싶은 사람을 자신과 비유하는 것, 자연스럽다”라면서 “안철수 의원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한 버니 샌더스의 길을 걷길 바란다”고 당부했다.CBS 노컷뉴스 권영철 정치선임기자는 댓글을 달며 “닮은 부분을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샌더스는 정치를 오래했지요. 찰스(안철수)는? 경륜도 의식도 철학도 정책도 닮은 데가 없는데? 혹시 발가락이 닮았으려나?”라고 혹평했다.4일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씨가 자신이 샌더스와 비슷하다고 개그를 하셨다. 세 가지 점에서 다르다”며 “샌더스가 언제 힐러리 물러나라고 외치다가 탈당해서 딴 살림 차렸나? 샌더스는 민주당 소속이 아닌데도 민주당 경선에 들어가서 힐러리랑 경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진중권은 “샌더스 현상을 우리나라에 대입하면, 예를 들어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민주당-정의당의 공동경선에 참여하여 문재인과 우열을 가리는 상황이다. 도대체 우리 국민들 수준을 뭘로 보고 실 없는 소리를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이어 “두 번째 차이는 샌더스는 민주당보다 진보적이어서 민주당을 왼쪽으로 견인하고 있는 반면 안철수는 종편과 보수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새누리당과 발을 맞추고 있다. 어디 샌더스가 공화당이랑 손 잡고 쎄쎄쎄 하던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세 번째 차이는 국민의 평가를 반영하는 지지율의 추이이다. 샌더스는 0%에서 시작하여 50%로 올라가고 있다”며 “반면 안철수씨는 50%에서 시작하여 0%로 내려가는 중이다. 서로 비교하기 좀 민망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중권은 “하다 못해 유사품을 하더라도 어디 비슷한 데가 있어야 한다. 하여튼 나르시시즘도 정도껏 해야지, 정도를 지나치면 보는 사람조차 민망해진다”며 “탈당할 때는 스티브 잡스, 창당한 후에는 샌더스, 이거 뭐 총선 후엔 조지 클루니 닮았다고 할까봐 겁난다”고 힐난했다.한편 안 대표는 샌더스 후보를 언급하면서 “경제 성장(의 이익을) 누리는 20%와 거기서 소외된 80%의 국민이 있다”며 “소외된 80% 국민을 위해 싸우겠다”고 덧붙였다.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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