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맛 소주' 인기 시들, 다시 '일반 소주 주세요'

호기심에 마셨지만 소주 본연의 맛으로 돌아가.계절적 요인, 지나친 미투 제품 범람, 높은 열량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지난해 주류시장을 강타했던 과일맛 소주(리큐르) 열풍이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달콤한 과일맛으로 소주의 독한 맛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 여름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26일 A대형마트에 따르면 소주 전체 매출에서 과일 리큐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월 2.1%에서 7월 12.9%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감소해 12월 4.8%까지 낮아졌다.B대형마트에서도 지난해 7월 소주 전체 매출에서 약 18%를 차지하며 최고치를 보였지만 12월 11.1%까지 빠졌다. 반면 일반 소주의 매출 비중은 리큐르 열풍에 지난해 7월 87%까지 떨어졌지만 최근에는 95%까지 올라섰다.젊은층과 여성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중장년층 사이에서 호기심의 대상이었던 과일 리큐르였지만 점차 소주 본연의 맛을 찾아가며 열기가 식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계절적 요인도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차갑게 먹거나 살짝 얼려 시원한 맛을 즐겼지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또한 지나친 모방(미투) 제품의 범람이 과일 리큐르 시장의 성장세를 꺾이게 만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과일맛 소주는 지난해 롯데주류가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를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고 부산·경남지역의 무학과 대선, 대구·경북의 금복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등이 잇따라 과일 리큐르 신제품을 출시했다. 제품 종류가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에게 신선함보다 식상함으로 느껴졌고 월등한 주력 제품이 없었다는 것이다. 리큐르 제품 열량이 일반 소주, 맥주에 비해 높다는 점도 향후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 과일 리큐르 열량은 한 병(360㎖)당 평균 348.9㎉로 같은 용량의 소주(343.4㎉)보다 높았으며 맥주 한 캔(355㎖) 140㎉보다는 월등히 높았다. 주요 소비층이 다이어트와 몸매관리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과 여성들인 만큼 향후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하지만 업계는 실패로 보기에는 성급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일맛 소주라는 제품에 호기심을 느껴 초기 매출이 크게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의 매출 감소는 계절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리큐르 시장이 완전히 실패한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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