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열풍의 현장, 上海를 가다]글로벌브랜드 제압한 'K-뷰티'…아모레·LG생건의 힘

<1>K-뷰티, '시세이도보다 좋다' 후로 갈아탄 상하이걸

-중국경제 흔들, 한국 기업 대표브랜드 인기 계속-중심에는 뷰티·패션·외식, 매출 급증

중국인 고객들이 15일 오후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주강 백화점 1층에 위치한 LG생활건강 후 매장에는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상하이(중국)=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칭 게이워 쩌거 화좡핀.(이 화장품 주세요.)15일 오후 1시(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주광백화점 1층 LG생활건강 후 매장에는 화장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랜드그룹의 캐주얼 브랜드 티니위니 티셔츠를 입고 매장에 들른 판요핑(여ㆍ29)씨는 "회사 휴무라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면서 "원래는 시세이도 제품을 사용했는데, 한국에 다녀온 친구가 후 제품을 추천하면서 용기 디자인도 예쁘고 제품력도 우수해 제품을 계속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명동'으로 알려진 상하이 난징둥루에는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니스프리플래그십스토어가 있다. 같은 날 방문한 800m²규모의 매장도 중국인 고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손님이 들어올 때 마다 "안녕하세요 이니스프리"라는 직원들의 인사말이 들렸다. 인기 품목인 그린티 등의 재료로 만들어진 화장품이 좌측에 배치돼 있고 직접 제주도에서 가져온 감귤 나무가 향기를 풍겼다. 하루 방문객은 주중 3000명, 주말 5000명에 달한다. 문을 연 지 두 달이 채 안됐지만 이 곳은 한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설문조사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주는 매장으로 꼽혔다. 매출은 중국 내 다른 매장 월 평균매출보다 7배 높은 수준이다. 중국경제가 흔들리고 있지만 한국 기업 대표 브랜드에 대한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중심에는 K-뷰티ㆍ패션ㆍ외식이 있다. 중국 경제가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내수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과 현지 기업간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을 잡기 위한 혈투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시장 성장세를 더욱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은 미리 선점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은 에스티로더지만 한류의 영향으로 최근 2~3년 사이 한국 화장품의 영향력도 상당한 위치에 올랐다.

중국인 고객들이 15일 오후 중국 상하이 난징둥루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스토어 2층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

중국 내 'K-뷰티'를 주도한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화장품 브랜드숍 이니스프리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이 과감하게 투자하는 데다 철저히 연구한 브랜딩이 합해져 매출이 수직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2012년 4월 초 온라인을 통해 중국 고객들과 접한 후 상하이에 첫 매장을 열었다.메이링(28, 여)씨는 "제주도에 방문했던 기억이 좋아 매장에 들렀다"면서 "마치 제주도 매장에 들른 듯한 기분에 들어 새로웠다"고 말했다.주 고객층은 10~30대다. 이니스프리는 브랜드 관리를 위해 중국 전 매장을 직영으로 꾸렸다. 이날 이니스프리 카페를 이용하던 중국인 여성은 본인의 실수로 음료를 엎질렀다. 카페 직원은 정중히 사과하고 새 음료로 교체해줬다. 김철 이니스프리 글로벌디비전 상무는 "고객에 대한 최고 서비스는 이니스프리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이니스프리는 실제로 고객이 온라인과 SNS에 올리는 고객의 소리를 매일 점검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도 한달에 한번씩 고객의 의견을 직접 살피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후도 중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다. 후는 중국인들에게 력셔리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2006년 9월 첫 매장을 낸 뒤 상하이 주광, 북경의 에스케이피 등 최고급 백화점 12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후 매장에서 10년간 근무하고 있다는 료우띠(여ㆍ37)씨는 "2년 전부터 후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고객이 전체의 5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철저한 '고급화 전략'과 'VIP 마케팅' 전략을 내걸었다. 최근 중국 여성 소득이 커지면서 고가 제품을 선호하는 것을 겨냥했다. 주 타깃층인 20~30대 여성은 소황제(중국 도시에서 과보호를 받으며 자라는 외동아이) 세대로 자신을 가꾸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후는 한류를 대표하는 왕과 왕후를 위한 궁중화장품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웠다. 럭셔리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상하이, 항저우, 북경 등 주요 대도시와 거점 지역 내 주요 백화점에서 중국 내 상위 5% 고객을 공략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후는 지난 2014년 면세점을 비롯한 전 채널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매출액 43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중국에서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260% 증가했다. 중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인 비첩자생에센스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10만개 이상 팔렸다. 상하이(중국)=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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