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무역업계 최대행사인 무역의 날이 7일로 제 52회를 맞았지만 잔칫상을 받아든 무역업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올해 무역규모는 전년대비 11% 이상 감소(1~11월 중 -11.6%)해 2011년 이후 4년간 이어오던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어려울 전망(9720억 달러로 추정)이다. 세계적인 공급과잉 및 경쟁심화와 더불어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세계무역이 10% 이상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수출, 수입도 규모가 감소했다.무역협회에 따르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수출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선방하고 중소·중견기업으로의 수출저변확대와 한류· 직구·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내년에는 무역 1조달러 복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어려운 수출, 감소폭 줄이며 세계 6위 우선 어려운 수출여건에도 불구하고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하며 프랑스를 제치고 사상 처음 세계 수출 6위 달성이 예상된다. 올해 우리 수출은 1∼9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6.6%감소했는데 이는 중국(1.9%), 미국(6.1%)보다는 감소폭이 크지만 영국(9.1%), 일본(9.2%), 영국(9.1%), 독일(11.9%), 프랑스(13.8%) 등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폭 감소했다. 올 상반기 수출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하며 주요국 대비 가장 양호했다.이에 따라 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세계 수출 순위는 프랑스를 제치고 중국,미국,독일,일본,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6위로 예상된다. 지난 수년간 추세를 볼 때, 향후 수출경쟁력 향상에 좀 더 노력한다면 네덜란드를 추월하고 세계 수출 5강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수출규모는 10년 전(2005년) 네덜란드의 70%, 일본의 절반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 각각 94%, 85% 수준으로 성장했다. -중소중견기업 수출비중 소폭 확대 올해 중소.중견기업 수출은 -1.6%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대기업 수출이 -10.9%로 크게 저조하며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이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은 2014년 33.8%에서 금년 35.7%로 1.9%포인트 확대될 전망이다. 수출품목 다변화도 진전되면서 외부충격에 강한 수출구조로 전환되고 있는 평가다. 주력 10대 품목의 수출비중은 2014년 35.1%에서 올해 34.3%로 0.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SSD, OLED 및 화장품 등이 새롭게 부상하며 수출품목 저변이 확대됐다.
-K3(뷰티,푸드,콘텐츠) 지구를 사로잡다 수출상품의 영역이 뷰티 및 푸드, 문화콘텐츠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로 확대되는 점도 고무적이다. 한국산 화장품은 기술개발을 통한 제품 차별화, 한류 활용 마케팅으로 세계인의 취향을 사로잡았다. 화장품 수출증가율은 2013년 24.2%, 지난해 51.6%를 기록했다가 올 1∼10월은 58.2%로 고공행진을 했다.한류 바람을 타고 문화콘텐츠 수출은 2010~14년 중 연평균 15.7% 늘었고,올해는 8.0% 증가가 예상됨.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시장규모는 세계 7위로 부상했다. 2015년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시장규모는 2009년 9위에서 두 단계 상승한 세계 7위로 전망된다. 상품수출액 대비 문화콘텐츠 수출액 비율은 2010년 0.68%에서 지난해 0.93%로 상승했다. -신성장동력분야 수출 빛본다 벤처기업 수출은 2014년 이어 연속 증가세(3.5%)를 보이며 수출 비중은 지난해 2%에서 올해 3%로 1%포인트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화장품을 비롯하여 집적회로 반도체, 반도체 장비, 광학렌즈 등 기술력 기반의 제품 수출이 두 자리 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차세대 신성장 동력 분야의 수출이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어 향후 한국 수출의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된다. 10월까지 수출증가율을 보면 탄소섬유(45.3%), 광전지(34.0%), 의약품(32.3%), 의료용기구(9.5%), 항공기부품(6.2%) 등 동안 수출이 미미했던 고부가가치 첨단기술 분야에서 기술력이 향상되며 수출이 활기를 띄고 있다.
-직구와 역직구바람에 온라인수출 활기 최근 온라인 결제시스템 등 IT 인프라가 발달하고 경험자를 중심으로 해외 온라인 쇼핑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면서 국가간 기업간소비자(B2C) 전자상거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세계 B2C 거래규모는 전년보다 30.5% 증가한 30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0년에는 약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우리나라의 온라인 B2C 수출(역직구)도 해외수요 증가 및 통관신고 간소화에 힘입어 급격히 증가해 1∼8월까지 전년동기대비 283.5% 상승했다. 주요 수출품목은 티셔츠(비중 25%), 색조 화장품(9.2%), 여성용 하의(9.1%) 등으로, 역직구를 통해 연말까지 1억 3000만 달러 수출이 예상된다. 온라인 B2C(역직구) 수출은 인접국 소비자에게 소비재를 직접 수출하는 특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수출활로로 부상했다. 최근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ㆍ의류ㆍ식품 등의 구매가 가파르게 증가함에 따라 역직구몰 수도 2010년 210개에서 2014년 1만5000개로 늘어나면서 우리기업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FTA네트워크, 수출씨앗이 되다 2000년대 이후 활발한 FTA 체결로 2015년 현재 우리나라는 14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전 세계 51개국과 FTA를 발효할 예정이다. 올해 국회에서 비준이 통과된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와의 FTA가 발효될 경우 미국, 유럽연합, 중국, ASEAN 등 세계 거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특히 중국과의 FTA 발효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안정적 기반 확보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가 FTA를 발효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4%에서 74.6%로, FTA 발효국과의 교역 비중은 41.1%에서 62.8%로 확대될 예정이다. 우리의 잠재 수출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51개국의 수입시장 규모는 13조2000억 달러로 전 세계의 70.9%, 인구는 43억10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69.4%를 차지한다. 무역협회는 "최근 세계 통상환경은 양자 FTA에서 다수의 국가가 참여하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 메가 FTA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 TPP는 향후 역내 새로운 서플라이 체인을 형성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 통상질서를 새롭게바꿀 가능성이 높은 만큼 TPP 협정문을 면밀히 검토해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 분석과 함께 이익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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