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사회정의 갈증이 '베테랑' 흥행 비결'

영화 '베테랑' 류승완 감독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올해 최고 흥행작은 '베테랑(1341만5943명)'이다. 극장에서만 약 1052억원을 벌었다. 일개 형사가 사람 귀한 줄 모르는 재벌 3세를 단죄한다는 명확한 메시지가 관객의 감성을 움직였다. 류승완(42) 감독은 "우리가 떳떳하게 살면서 똑바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영화가 엄청난 흥행을 이뤘다. "관객의 처한 현실이 큰 역할을 했다. 한국사회는 근래 빈부 격차가 심해졌다. 세습 자본주의가 활개를 치면서 서민의 삶이 어려워졌다. 잘못된 일에 맞서기도 불가능해졌고. 이런 갈증을 서도철(황정민)을 통해 풀어주고 싶었다. 애초 관객과 함께 하는 영화로 계획한 셈이다."-시나리오 초고부터 재벌 3세를 염두에 뒀나. "아니다. 초반 등장하는 중고차 범죄만을 다루려고 했는데 규모가 커져서 대폭 수정했다. '베를린(2012)'을 찍으면서 모든 기운을 소진해 뭐가 됐든 밝게 그리고 싶었다. 문득 재벌 3세가 떠올랐다. 뉴스로 접한 재벌가의 비도적적 사건들에 분노를 느끼던 차였다. 관련 사회부 기자들과 경찰들을 만나 사건의 내막을 면밀히 취재했다. 자료가 쌓일수록 조태오(유아인)가 보였다. 관객의 공분을 풀어주면서 사회 정의라는 결론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조태오는 서자 콤플렉스 등이 있지만 대체로 단순하다. "르포르타주와 다소 거리가 있더라도 돈으로 사람을 부려먹는 부류를 다루고 싶었다. 재벌세계에서 끄덕일 만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다음 문제였고. 취재를 통해 비슷한 유형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그대로 밀어붙였다."

영화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왼쪽)과 배우 황정민

-'공공의 적2(2005)'의 한상우(정준호)처럼 두 얼굴로 그릴 수도 있었을 텐데."사악함을 조금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넣은 것이 솔직함이다. 조태오는 외국 바이어들 앞에서 대한민국을 걱정하지만 서도철과 같은 세계에 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트럭기사의 아들과 강아지에게 같은 과자를 주는 것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것이 그에게는 배려이고 상식이기 때문이다. 조사해보니 재벌가 자제들에게서 극악무도함이 나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았다. 배움과 훈련을 남들보다 일찍 겪어 대부분이 바르게 자란다. 결국 조태오는 선천적으로 나쁜 인간은 아니지만 선악을 판단할 필요가 없는 시스템을 거쳐 삐뚤어졌다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 격투 신에서 서도철은 일반 시민의 응원을 등에 업는다."모두가 힘을 합쳐 이루는 승리를 그리고 싶었다. 시민들의 역할이 꽤 크다. 조태호를 도망가지 못하게 에워싸고, 휴대폰으로 정당방위의 증거들을 찍어준다. 시작은 흥미였겠지만 나중에는 아트박스 사장처럼 서도철에게 힘을 불어넣는다. 그렇게 모두가 똑바로 깨어서 세상을 지켜봐야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스스로의 의지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한다면 그 날은 더 빨리 다가올 것이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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