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밥] 연어소보로밥

연어소보로밥

'혼밥’(혼자 밥 먹기)이라는 말은 이제 우리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 심지어 혼자 밥 먹는 내공을 레벨 1 편의점 라면부터 레벨 8 호텔 레스토랑이나 한정식집으로 정해놓은 혼밥 레벨테스트가 온라인에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었다. 본래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는 문화는 일본의 것이고, 한국에서는 1인 식당이 잘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혼밥을 넘어 혼술(혼자 술 마시기)까지 도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 더 이상 독특한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취업 준비에, 넘치는 업무에 하루 종일 정신없이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혼밥을 한다. 하지만 갈수록 혼밥의 즐거움과 편함을 내세우며 혼밥족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마도 혼밥의 시작은 혼자 커피 마시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딱히 누군갈 만날 약속이 없어도 노트북을 펼쳐놓고 사무실 대신, 도서관 대신 타인의 시선을 견뎌내며 앉아있던 훈련의 결과인지도 모른다.

이왕 혼자 먹는 밥이라면 먹자마자 소파에 드러누워도 될 무릎 나온 파자마 차림에 혼자 2인분 먹어도 남의 시선 신경 쓸 필요 없는 집밥은 어떨까. 돌리는 채널마다 나오는 먹방 퍼레이드로 괴로워하지도, 배달 어플을 뒤적거리지도 말고 냉장고와 찬장을 열어보자. 혼자 사는 사람의 집이라면 없어서는 안 될, 아니 없을 리가 없는 통조림을 활용하면 ‘혼집밥’ 레벨 1은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 통조림 연어를 보슬보슬하게 볶아 밥 위에 올리면 연어소보로밥이 완성된다. 연어 통조림이 없다면 참치도 좋다.

식사(食事)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영양보급뿐만 아니라 가족을 비롯한 사람들의 의사소통이나 연대감을 강화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이나, 혼자 밥을 먹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이러한 기회를 가지기 쉽지 않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밖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이들에게 하루 한 끼의 식사도 편안한 내 집에서 즐길 수 없다는 사실은 슬픈 일이다. 하루에 단 한 끼라도 혼자이지만, 혼자이기에 남의 눈치 볼일 없는, 혼자이기에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맘껏 해 먹을 수 있는 나만을 위한 식사를 마련해보자.

재료

밥 1공기, 연어(통조림) 1/2통, 양파 1/4개, 실파 약간, 가다랑어포 약간, 마요네즈, 식용유 약간씩

덮밥 소스 재료

다진 양파 2, 다진마늘 0.2 , 간장 1, 맛술 0.5, 설탕 0.2

만들기

과정 1

1. 연어 통조림은 체에 밭쳐 기름기를 빼고 잘게 부순다.

과정 2

2. 양파는 곱게 채 썰어 찬물에 담갔다 건져 물기를 빼고 실파는 송송 썬다.

과정 3

3.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연어와 다진 양파, 다진 마늘을 넣어 고슬고슬하게 볶다가 간장, 맛술, 설탕을 넣어 볶는다.

과정 4

4. 밥에 양파와 볶은 연어를 올리고 가다랑어포, 마요네즈, 실파를 올린다.

글=푸드디렉터 오현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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