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면세점? 정부 정책에 계란 낳는 사업 전락 우려(종합)

(맨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롯데 월드타워점, 신세계 본점, 동대문 케레스타, 동대문 두타

면세점 제도 변경 복병…특허수수료 인상 가능성도 존재결국 정부정책과 경쟁 심화로 황금알 낳는 사업에서 계란에 만족해야 할 수도[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지난 14일 관세청은 연말 종료되는 면세 특허의 신규 사업자로 서울 지역에서는 신세계DF(신세계), 호텔롯데, 두산을 선정했다. 부산 지역에서는 기존 사업자인 신세계조선호텔이 후속 사업자로 재선정됐다. 이번 면세 특허 재선정결과로 신세계와 두산이 신규 진입하게 됐고, 호텔롯데 제2롯데월드점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은 탈락하면서 현 사업권을 잃게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2013년 변경한 면세점 사업자 선정방식 등 정부 정책으로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제도 변경이 복병으로 남아 있다"며 "면세점사업자 선정방식이 완전경쟁은 아니더라도 경매방식으로 전환하자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어 시내면세점사업의 영업이익률 급락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현실적인 단기안은 특허수수료율을 인상하자는 내용이며, 현 수준에서 10배 정도의 인상 가능성이 존재한다.시내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시기는 지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기존 사업자나 신규 사업자 모두 면세사업 제도 변경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계란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사업자들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사업권이 자동 연장됐던 것과는 달리, 이번 면세사업자들의 변동은 향후 면세 사업에 있어서 정부 정책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음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재입찰을 겨냥한 신규 사업자들의 도전과 기존 사업자들의 방어전이 치열해지면서 경쟁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구조적인 중국인들의 해외 소비 확대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면세 채널 자체의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면세 사업자들의 가치 평가는 과거 대비 점차 보수적으로 반영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민하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면세점 특성상 초기에 시설비 등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사업기간 5년 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게 사실상 어렵고 사업 지속성이 불투명한상황에서 신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 면세점 사업 성패는 브랜드 소싱 능력, 재고 운영 능력 등이 결정한다"며 경험과 운영노하우가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규모의 경제가 필수적인데 사업권 유지를 위해 5년마다 불필요한 소모전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서울 시내면세점 입지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5년마다 바뀌는 사업권 선정이 한국의 시스템적 강점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면세사업은 일반 리테일 시스템과 달리 규모의 경제가 경쟁력의 핵심을 구성한다"며 "상위 업체에 집중된 역량은 전체 시장의 효율성과 소비자의 효용을 극대화한다"고 말했다.아시아에서는 단일 업체의 독점 구조가 오히려 일반적(태국 King Power, 대만 Ever Rich)이라며 장기간 경쟁력을 입증해온 사업자에 대한 권한 박탈은 전체 시장의 시스템적 효율성을 저해하고 한국의 잠재 리스크를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제기했다.반대 의견도 제시됐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쟁강도가 심해진 것은 분명하나 이는 중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기만 한다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며 "지금은 국내 면세점 시장의 경쟁심화보다는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 추세,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여행 산업의 질적 발전 여부, 원화ㆍ엔화ㆍ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추이 등에 대해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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