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현대중공업은 올 초 직원들을 대상으로 단행된 인력 구조조정의 여파로 자연감소분을 제외하고는 연말 인원감축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실적 악화 여파에 따른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이뤄진 임원 물갈이 기조는 소폭이나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임직원 대상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했다. 지난해 2분기 1조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맞고 현대오일뱅크를 맡아온 권오갑 사장이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다. 권오갑 사장은 취임 직후 현대오일뱅크에서 함께 넘어온 측근들과 함께 '경영분석 TF(태스크포스)'를 꾸려 그룹 전체 경영진단에 나섰다. 이를 토대로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조선 3사 임원 81명(전체 임원의 30%)을 퇴임시키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시점도 평소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 실시됐다. 이 기조는 올 상반기 상시 임원인사에서도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이 상반기 임원인사를 실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인사를 통해 3사 포함 총 25명의 임원이 퇴임했다. 지난해 10월 81명에 이어 25명을 추가로 내보내면서 9개월 사이 총 100명의 임원이 현장을 떠났다. 올 초에는 과장급 이상 사무직 1500명과 15년 이상 근속 여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같은 파격 인사는 실적과 연관돼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낸 후 올해까지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 3분기 역시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나간 인원이 많은 만큼 승진폭도 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대리, 과장 승진률을 각각 20%씩 상향 조정했다. 특진비율도 2013년 8%에서 지난해 10% 이상으로 높였다. 생산직 특진을 신설하기도 했다. 임원 세대교체도 눈에 띈다. 올 상반기 새롭게 상무보로 선임된 37명 중 40대는 17명(46%)에 달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임원을 대거 기용함으로써 처진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이례적으로 임원 인사를 단행한 만큼 연말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희망퇴직 등 인위적 구조조정과 상시 임원 인사로 임직원들을 대거 내보낸 만큼 연말에는 인사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업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만큼 조직개편을 통한 인력감축 등이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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