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2015~2016년 경제전망 자료.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한국은행이 우리 경제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하면서 경기논쟁이 불붙고 있다. 한은은 개별소비세 인하와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으로 내수가 중동호흡기 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영향에서 벗어나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내년 성장률이 3%대 초반으로 올라설 것으로 봤다. 하지만 민간 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내년 역시 대외부문 불확실성이 높아 올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이라 2%대 성장률이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도 만만찮게 나온다. 바닥론의 근거는 국내 소비가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메르스 여파로파 5월과 6월 각각 -0.4%, -3.4%로 뒷걸음질쳤던 민간소비는 7월 2.0%, 8월 1.9%로 반등했다. 올해 처음 시행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도 소비 회복에 일정부문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행사가 시행된 이달 1~11일에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7%, 온라인쇼핑은 26.7% 증가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경기 회복 강도에 대한 전망 차이는 있지만 내수 경기가 상반기 부진을 털고 반등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하반기 국내 경제에 대한 비관론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 환율 등을 바탕으로 자체 구성한 금융선행지수를 봐도 국내 경기는 8월을 저점으로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국내 실물 경기가 하반기까지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 역시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내수 지표와 함께 세계 경제의 회복세 등에 힘입어 내년 성장률을 3%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소비 회복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다. 가계의 소비가 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등이 겹치면 소비여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책 효과가 소멸되는 내년에도 지금의 개선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며 "소득 감소,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등으로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계가 소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무리"라고 지적했다. 내수와 함께 우리 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수출 여건도 변수다. 내년 세계 경기가 미국을 중심으로 호전되는 것에 힘입어 상품수출 증가율이 연 2.3%로 올해(0.2% 전망)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내년에 완만한 개선 추세를 이어가더라도 신흥국 성장률 약화란 구조적인 문제로 교역량이 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정용택 IBK투자증권권 연구원은 "중국 등 신흥국 경기는 내년에도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경기 하락기에 신흥국의 교역탄성치(상품수입물량 증가율/GDP 성장률)가 매우 낮기 때문에 신흥국의 GDP 성장률이 약화되면 선진국 성장률이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교역 측면에서 선진국 회복세가 신흥국 부진을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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