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스페인에서는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발렌시아 지방의 작은 도시 부뇰에 모인 3~4만 명의 사람들이 잘 익은 토마토를 서로에게 던지는 '라 토마티나'. 매년 이맘때면 붉은색 토마토로 범벅이 돼 즐거워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찍은 사진을 외신 등에서 접하게 된다. 한 시간 동안 토마토를 던지다 보면 사람들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토마토로 난장판이 된다. 서로 토마토를 던지며 노는 이 축제에는 정치적, 종교적인 배경도 없다. 그렇다면 이 토마토 던지기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26일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가 70주년을 맞았다. 이날 구글은 라 토마티나 70주년을 기념하는 '두들(Doodle)'을 선보였다. 두들(Doodle)은 구글이 기념일마다 선보이는 로고다. 이 두들을 클릭하면 라 토마티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라 토마티나
이 축제는 1945년 몇몇 청년들이 이 지역의 '거인과 큰 머리 축제'에 참가하러 왔다가 서로 과일과 채소를 던지고 놀면서 시작됐다는 것이 가장 널리 알려진 유래다. 이들은 이듬해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다시 싸움을 벌였는데 이 지역에서 많이 나는 토마토를 집에서 가져와 던졌고 이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면 토마토를 가지고 노는 것이 유행이 됐다고 한다. 초기에는 토마토를 던져 거리를 더럽힌다는 이유로 경찰에 잡혀가기도 했지만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부뇰시의 공식 지역 축제가 됐다.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수칙과 규칙 등도 정해졌다.라 토마티나는 한때 금지되기도 했지만 프랑코 총통 사후 스페인이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다시 부활했고 지금은 3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는 전 세계적인 인기 축제로 자리 잡았다. 토마토 던지기는 한 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시작과 동시에 트럭에서 쏟아지는 토마토를 으깨 아무에게나 던지면 된다. 비키니 차림으로 토마토 속에서 수영을 하고 몸에 온통 토마토를 묻히고 키스를 하는 남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축제가 끝난 다음에는 소방차가 동원돼 거리를 청소한다. 이 축제의 영향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축제를 만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부터 강원도 화천에서 토마토 축제를 하고 있다.강원도 화천의 토마토 축제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