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용 바퀴' 삼송캐스터 中 광저우에 新공장

부평산단 터줏대감으로, '주특기 일편단심' 성장

삼송캐스터는 올해로 부평산업단지 입주 35년이 된 대표적 '터줏대감' 기업이다. 이 회사는 품질 제일주의를 원칙으로 철저한 품질 테스트(사진 위 2개)를 통과한 부품을 조립(사진 아래 왼쪽), 완제품을 납품(사진 아래 오른쪽)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캐스터(이동용 바퀴) 전문업체인 삼송캐스터가 내년 말까지 중국 광저우에 500만 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공장을 세운다.국내 부평과 광저우 공장을 거점으로 신규 사업을 본격화해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복안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상하이 법인을 광저우로 이전하고 중국 및 동남아 시장 개척에 주력할 방침이다.백원기 삼송캐스터 부사장은 "중국 광저우에는 캐스터업체만 400여개가 몰려 있고 특히 광저우 중산시는 시 로고가 캐스터일 정도로 전문화된 곳"이라며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가야 하듯이 중국 생산기지 자체를 광저우로 이전하고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말했다.'캐스터(caster)'는 한 마디로 이동용 바퀴를 말한다. 삼송캐스터는 회사 명칭 그대로 육중한 가구나 수동 운반차 등의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해 다리 하단이나 밑바닥에 설치되는 작은 바퀴를 생산하는 곳이다.삼익악기의 자회사인 삼송캐스터는 설립 초기 삼익악기 피아노 하단에 부착하는 바퀴를 만들어 납품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삼익악기가 1980년대부터 최대 호황을 누리며 1990년대에는 세계 3대 악기제조업체로 급성장하면서 회사 매출도 연일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삼익악기가 1996년 부도를 맞자 위기가 찾아왔다.삼송캐스터는 생산 품목 다변화에 주력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공장의 자동화 생산라인은 물론, 주방용, 의료용 등 각종 장비에 쓰이는 바퀴를 만들어 공급했다. 현재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3사는 물론, 삼성과 LG,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주요 기업 공장에서는 삼송캐스터의 바퀴가 굴러가고 있다. 1980년대 50억원 정도였던 매출은 현재 300억원대로 6배가량 규모가 커졌다.백 부사장은 "자동차가 타이어가 펑크 나면 움직일 수 없듯이 바퀴가 들어가는 모든 제품은 캐스터가 문제가 되면 멈출 수밖에 없다"면서 "확신이 없다면 시장에 내놓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품질로 승부수를 띄웠다"고 말했다.실제 이 회사의 제품 품질보증 기간은 2년이다. 3년이라는 자체 악조건 테스트 기간을 통과해 자신 있게 2년을 내세웠다. 전략은 적중했다. 최근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국내 시장에서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서도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매에 나온 부평산단 내 부지를 총 245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모회사인 삼익악기가 지난 2011년 본사와 생산공장을 충북 음성으로 이전하면서 내놓은 자리였다. IMF 위기를 거치면서 많은 주력기업들이 해외나 지방으로 떠난 가운데서도 부평국가산업단지를 지킨 '터줏대감' 회사가 건물까지 포함해 5배나 넓어지게 됐다. 백 부사장은 이를 '사고 쳤다'고 표현했다.그는 "자회사가 인천의 대표적 향토기업이었던 모회사 삼익악기의 부지를 인수한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산업단지인 부평산단과 성장을 함께 해왔다"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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