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삼부자, 칩거하며 장기戰 대비신동빈 회장, 내실다지기 주력하며 '정중동' 행보신동주 前 부회장, 日 건너가 우호세력 확보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롯데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 보름여가 흘렀다. 롯데를 향한 정관계 압박이 진행되면서 분쟁 당사자 3인은 여론전 대신 칩거하며 롯데 경영권 분쟁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조용히 준비하는 분위기다. 10일 정치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다음달 예정된 국정감사에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롯데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산업통상자원위도 롯데그룹을 비롯한 대형 유통기업들의 납품단가와 수수료 관련 문제를 다룰 예정이고 새누리당은 국민연금공단이 롯데그룹에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보고를 받을 계획으로 전해졌다.이처럼 정부와 정치권에서 전방위 압박이 가해짐에 따라 일단 분쟁 당사자인 3인은 조용히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번 경영권 분쟁 전까지 유효했던 '한국=신동빈, 일본=신동주'라는 공식에 맞춰 제자리로 돌아가 세력결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주 귀국 직후 이틀 간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 오산연수원 등을 방문하며 현장경영을 실천한 후에는 이날까지 본사 집무실에서 특별한 외부일정 없이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계열사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며 밀린 업무를 소화하는 한편,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코드에 맞춰 2018년까지 2만4000여명의 청년정규직 채용을 약속하기도 했다. '롯데=일본기업'이미지가 부각되면서 반(反) 롯데 감정이 커지는 것을 다독이기 위해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으로 전격 출국해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국내 여론전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직면한데다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 경영권 핵심인 L투자회사까지 대표이사로 등재되면서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은 일본으로 출국 직전 인터뷰에서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에 오른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법적대응에 나설 것임을 밝혀 두 형제간 다툼이 장기전에 돌입했음을 시사했다.그러나 정작 두 형제 간 경영권 분쟁 열쇠를 쥐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이사 등재로 인해 격노할 만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건강이상설'이 더욱 설득력을 얻으면서 수년째 알츠하이머(치매)병 치료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주변의 증언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한.일 롯데를 지배하는 L투자회사 12곳과 광윤사의 지분을 상당부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의중에 따라 주총 표대결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그가 나타나지 않은 채 건강이상설이 확실시될 경우 주주설득 자체가 어려워진다.한편 이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는 우리가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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