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방위, 국정원 의혹 공방…최양희 'RCS 감청설비 아냐'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27일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상반된 의견을 드러내며 4시간 넘게 공방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국정원이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이 관련법 상으로 감청설비가 아니라고 밝혀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이날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RCS 해킹 프로그램이 감청설비인가'라고 묻자 최 장관은 "전기장치, 기계장치 등 유형의 설비를 감청설비로 간주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는 무형물이라고 보기 때문에 감청설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 장관의 발언은 나나테크가 RCS를 도입할 때 미래부에 인가를 받지 않아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야당의 주장도 반박한 셈이다. 유 의원은 "법적 미비점으로 장관이 요리조리 답변을 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법적 해석이 분명할 수 있도록 보완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최 장관은 "소프트웨어를 감청설비로 볼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은 법적, 자체적 해석이 있을 수 있다. 감청의 도구로 확대해서 넣는 것은 여러가지 의견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법적 보완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관련기관과 국회와 신중한 협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은 "미래부 장관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답변을 하고 있다"며 "스파이웨어를 심고 수신하는 최종적인 장비는 감청설비라고 봐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최 장관이 "불필요한 의혹 제기"라고 발언한 데 대해 "불필요한 의혹제기를 한 당사자가 누구냐, 누군지 적시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반면 여당은 미래부와 국가안보기술연구소 측에 국가 안보를 위한 기밀유지를 강조하면서 야당의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불법 감청, 불법 사찰이 있었느냐가 핵심인데 미래부에서 나올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정보위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는데 국정원장은 자신의 직을 걸고 불법 사찰이 없다고 했다"며 "이 내용을 가지고 (미방위)회의를 하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관계가 정리된 다음에 해야 한다. 의혹만 가지고 회의를 한다는 게 더 국민을 불안해야 할 요소가 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은 "장비가 도입된 것 자체를 가지고 뭐라고 할 수 없고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보위에서 조용히 처리됐어야 한다"며 "적으로 하여금 우리 국정원이 갖고 있는 무기체계와 방법을 다 노출시키는 나쁜 선례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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