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초등학교의 한 학부모가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학교앞 공사로 인해 학생들의 건강과 수업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해달라고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시아경제(용인)=이영규 기자] 경기도 용인지역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용인시의 '오락가락' 행정에 불만을 품고 잇따라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고 나서 논란이다. 24일 용인시와 지곡초·상현초교 등에 따르면 상현동 상현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이날 전체 재학생 979명 가운데 766명이 학교에 가지 않았다. 이 학교 학부모들은 ㈜일레븐건설이 학교 주변에 497가구 입주 규모의 공동주택(2만370㎡)을 지으면서 공사장 차량들이 200여m 구간의 학교 앞 통학로를 이용하는 바람에 자녀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항의 차원에서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건설업체와 상현초 학부모간의 통학로 마찰은 지난해 6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용인시는 당초 일레븐건설의 공동주택 건설사업을 2010년 도시계획도로 미개설 및 학습권 침해 등을 이유로 불허했다. 그러나 3년뒤 용인시는 임시 공사용 도로 개설을 조건으로 승인했다. 또 민선 6기 출범 하루 전인 지난해 6월30일 추가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기존 통학로를 공사용 도로로 사용하는 사업계획 변경안을 승인했다. 그런가하면 지난 5월에는 기흥 지곡동 지곡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불과 30여m 떨어진 곳에 ㈜실크로드시앤티가 콘크리트 혼화제 연구소를 지으려하자 통학 안전과 연구소내 화학물질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했다. 이 곳은 현재 법정다툼은 물론 양 측간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지고 있다. 용인시는 실크로드시앤티의 연구소 건립사업에 대해 2010년 6월 '산림의 과도한 훼손, 주거 및 학습환경 저해' 등을 이유로 사업을 불허했다. 이후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2월 용인시는 돌연 실크로드시앤티와 연구소 설립을 위한 투자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사업은 MOU 체결 뒤 도시계획시설 결정과 건축허가까지 불과 8개월 만에 모든 것이 마무리됐다. 지곡초 학부모와 주민들은 콘크리트 연구소를 건립할 경우 유해물질 배출, 산림 파괴, 학생 안전사고 등이 걱정된다며 공사를 강력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최근 서울고등법원에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23일 용인 지곡동 지곡초등학교를 찾아 이 학교 학생과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인사하고 있다. 지곡초교는 최근 학교 인근에 연구소 건설이 진행되면서 학부모와 건설사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23일 지곡초교 공사현장을 찾아 학부모 및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학교 옆 콘크리트 연구소 건설 허가가 어떻게 났는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철회돼야 하고, 이를 위해 용인시에 공식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특히 "학생 건강을 위협하는 어떤 시설도 학교 주변에 있어선 안 된다"며 "학교 주변 생태 파괴는 교육현장을 파괴하는 일로 교육적 입장에서 아이들을 위해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인시는 관내 공사장에서 등교 거부 등 잇달아 문제가 되자, 주민 및 사업자 등과 협의를 통해 합의점 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양측 간 이견차가 커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용인시의 오락가락 행정이 집단민원을 자초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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