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할 때 역할·권한·책임 명확히해야..정치적 독립 중요수익률 논리 함몰돼 과도한 리스크 노출 우려 목소리도과거와 투자환경 바껴..투자환경 다변화 불가피[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500조원 규모로 덩치가 커진 국민연금기금 운용을 위한 조직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세부적으로 좀 더 손 볼 여지가 있다고 주문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노후자산이라는 점에서 목표수익률이라는 목표에 함몰돼 고위험 투자로 인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화재보험협회 대강당에서 '국민연금기금 관리·운용체계 개선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대표 발제자인 원종욱 보사연 미래전략연구실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공사 신설을 골자로 하는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을 내놨다. 이를 통해 자산배분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금운용본부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지휘 하에 있는 현재와 같은 조직에서는 이사장의 과도한 개입하는 등 자유롭지 않고 전문적인 운용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 교수는 "운용조직을 국민연금공단과 분리할 때 역할과 권한,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일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재는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 시어머니가 많아 운용에만 집중할 수 없다"며 "과도하게 중첩된 감사를 줄여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위원들의 임기도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보장해줘야 한다"며 "위원회의 규모보다는 정치적인 독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준형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앞으로 해외투자나 대체투자가 늘어날텐데 기금을 운용하는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전문인력을 뽑을 수 있는 역량을 만들어 줘야하는데 전주로의 이전이 바람직한가도 다시 생각해볼 문제"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은 기금본부 신설을 통한 기금운용의 독립성 강화에 대해 의문을 표하며, 국민연금기금이 수익률이라는 논리에 함몰돼 과도한 리스크를 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시장수익률을 무시한 과도한 목표수익률 추구는 위험하다"며 "이를 간과하고 과도하게 투기성 자산에 투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동 발제자인 신진영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독립되면 마음대로 투자해서 위험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기금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고 충분한 견제와 감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동 발제자인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채권은 안정자산이고 주식이나 대체, 해외투자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잘못됐다"며 "과거와는 투자환경이 달라졌고 이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짜야한다"고 강조했다. 조남권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을 1% 높이면 보험료를 2.5%p 인상하는 효과가 있다는 국민연금연구원 재정추계 결과가 있다"며 "적립기에 걸맞는 기금운용체계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확대 등 투자자산 다변화는 불가피하다"며 "독립성과 책임성 등을 조화롭게 구현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가 21일 서울 여의도 화재보험협회 대강당에서 '국민연금기금 관리·운용체계 개선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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