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그리스 및 중국 증시 급락 등 대외 변수들이 안정되면서 증시 주변 환경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아직 그리스 및 각국 의회의 승인여부가 변수로 남았다고해도 그리스문제는 일단락된 상황이고 중국증시 폭락사태 역시 중국정부의 강력한 정책모멘텀에 힘입어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때 1980선까지 내려갔던 코스피도 지난달 말 수준인 2060선까지 비교적 빠르게 복원되고 있고 외국인의 순매도 압력도 현저히 축소되고 있다. 지난달 메르스부터 시작한 그리스, 중국까지 증시 3대 악재가 모두 마무리된 셈이다. 하지만 환율이 요동치면서 국제유가, 구리가격 등 상품가격과 주요 자산가격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국내증시에서는 가격논란이 끊이질 않는 중소형주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낙폭과대 대형주로의 시장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지만 좀처럼 중소형주 강세 모드는 끝나질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낙폭과대주의 매력도가 아직 높은 시기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외불확실성은 개선됐지만 실적 우려가 여전하고 구조적으로도 낙폭과대 대형주들로 주도주가 이동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주도주를 대체할 대안이 마땅치 않은만큼 변동성에 대한 위험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그동안 증시를 짓누르고 있던 그리스 리스크, 중국증시 급락과 메르스, 이란 핵협상까지 대외적 악재들이 일시에 해소됐다. 그리스 문제는 다소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 합의로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란의 핵협상 타결 소식도 국내증시의 불확실성 제거 및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1년 이란 경제제재 이전 기준으로 이란은 수출과 수입 비중이 높은 교역국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는 국제 원유시장에서 공급확대로 이어져 유가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이란과의 교역회복으로 국내기업에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걷히고 호재가 많아진 상황이지만 낙폭과대주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 낙폭과대주가 주목을 받았던 시기는 보통 증시가 월간단위 10% 이상, 횝오 이후 월 5% 이상 급락한 이후 2~3개월 단기에 불과한데 최근 코스피지수는 상승추세를 이탈하긴했어도 월간 수익율이 5월 -0.6%, 6월 -1.9%로 급락을 논할 수준은 아니고 코스닥지수는 올들어 월간단위 7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는 최근 낙폭과대주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연중 고점이던 지난 4월23일 이후 최근 저점이었던 이달 8일까지 기준으로 시총3000억원 이상 종목들 중 낙폭이 컸던 30종목들을 조사해보면 코스피와 코스닥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남은 변수는 2분기 실적시즌이지만 역시 2분기 실적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일부 매출성장주들의 밸류에이션 논리는 이미 내년, 내후년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번 실적시즌을 통해 종목별로 이익가시성이 확보된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이 구분되면서 이익성장이 결여된 종목의 밸류에이션 논리는 힘을 잃게 될 것이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 중소형주의 가격 논란에도 낙폭과대 대형주들이 자리바꿈을 못하고 있는 것은 좀더 구조적인 이유가 들어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면서 경기사이클을 주도했던 수출, 제조업 등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한국경제 성장 구조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성장을 주도했던 제조업 수출이 민간소비보다 부진하자 대형주들이 부진했다. 이런 흐름이 2011년 이후 3~4년째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소형주에 대한 쏠림현상도 두드러졌다. 하지만 그리스 국민투표와 중국증시 하락 이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위험자산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코스닥시장과 중소형주들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충분한 조정의 빌미가 됐지만 다시금 개별 이슈들이 수습되며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기존 주도주를 이끌었던 요인들에 근본적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질 않는다. 기존 매크로 환경 변화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저금리와 저인플레이션 기조는 유효하다. 원자재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이에따라 원자재 가격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지며 물가상승압력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반적인 인플레 및 경기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시장 입장에서 전반적인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대안이 부재한 상황에서 유동성 정책이 한번 더 강화될 개연성이 높고 7월을 정점으로 한차례 힘들었던 위험자산 가격의 반격 또는 재차 쏠림이 전망된다. 그나마 3분기는 2분기보다는 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가격에 대한 부담이 높아져도 기존 주도주를 대체할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변동성 위험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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