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추가 확진자 수가 어제 3명에 그치는 등 삼성서울병원 발 2차 유행 이후의 메르스 확산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방역당국의 통제를 벗어났다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나오는 등 방역망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더 심각한 것은 메르스가 우리 경제에 끼친 충격파다. '메르스 불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메르스 사태는 경제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혼절한 내수시장을 살릴 생명수 같은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소비자들이 외출과 접촉을 꺼린 탓에 경기 위축은 매우 심각하다. 특히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아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내국인 관광객이 발을 끊고 외국인 관광객은 입국을 꺼리면서 매출이 뚝 떨어졌다. 관광 성수기인 7~8월을 앞두고 있는데도 외국인 관광객 예약이 급감하면서 관광업계는 발을 구르고 유통ㆍ숙박업계는 걱정으로 밤잠을 설친다.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7~8월 국내 관광상품을 예약한 외국인은 20만2541명으로 전년 동기 유치인원에 비하면 무려 82.1%가 줄었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와 유럽인 예약객이 69.8~84.4%씩 감소했다. 이에 따른 관광업계 손실은 108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외국인 관광 명소인 명동 일대의 상인들은 매출이 줄어 직원 월급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물론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다면 이 같은 현상도 조금씩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 단계에서 외국인들이 선뜻 한국 여행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메르스 사태의 완전 종결'을 선언하기까지는 그럴 것이다. 관광업계는 3개월짜리 메르스 보험까지 내놓으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그런 정도로는 부족하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부는 손 놓고 있는 모양새다. 관광산업의 사령탑 격인 한국관광공사 사장 자리를 지난 4월 이후 3개월째 공석으로 내버려 둘 만큼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이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위기에 처한 관광ㆍ유통업을 살려내는 것도 급하다.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때처럼 이번 사태의 영향과 후유증은 적어도 3개월은 지속할 수도 있다고 각오해야 한다. 관광ㆍ유통업의 위축이 관광 한국을 후퇴시키거나, 경기침체의 한 요인으로 번지지 않도록 맞춤형 대책을 짜서 업계를 되살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관광객의 불안을 잠재우고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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