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7주년 기획] 지자체발 혁신 '리더십도 개성시대' - 서울시 '소통원순' 편, '말 통하는 市長의 힘'
박원순 서울시장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 14일(현지 시간) 영국 언론 가디언지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세계 5대 혁신 도시의 수장 중 하나로 선정했다. 박 시장을 "무소속으로 출마한 시민 사회 운동가"라고 소개한 가디언지는 "공유 경제를 실천하고 SNS 등을 활용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시민의 의견에 귀기울이는 시장'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의 가장 주목할만한 업적으로 시민 참여, 공유 경제, 복지 정책 등을 꼽았다. 세계가 주목하는 박 시장의 시정혁신 철학은 무엇일까. 또 그 철학은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을까.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이슈들에 직면해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으로 노인빈곤ㆍ아동 보육ㆍ고독사가 시시때때로 발생하고 있다. 1인 가구 급증 등 새로운 가족형태도 나타나고 있다. 늘어나는 복지 수요, 청년ㆍ비정규직 문제, 일자리 부족 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또 재개발재건축ㆍ뉴타운ㆍ아파트 층간소음ㆍ님비 현상 등 수많은 갈등요인도 안고 있다. 이같은 이슈들은 전통적인 도시가 직면해왔던 것과 달리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빈부 격차의 심화 등으로 복잡다단해지며 파생된 것들이다. 특히 민주주의의 발달, 시민의식 성장 등에 따라 수직적 명령과 복종을 통해 정책을 집행하는 기존 행정시스템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공통점을 내포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같은 도시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미래 비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 '협치와 혁신'이라는 시정 철학을 내세웠다. 즉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고 시민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행정 혁신을 이루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박 시장은 우선 시민들과의 직접 소통을 대폭 강화했다. 서울신청사 지하1층에 설치한 시민발언대나 청책(聽策)토론회, 1박2일간 자치구를 도는 현장시장실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SNS 등을 활용한 디지털 소통행정과 빅데이터 활용이 무엇보다 예전과 달라진 '혁신'으로 꼽힌다. 지난 2013년 말부터 운행돼 선풍적 인기를 끈 '올빼미버스'가 그 성과물이다. 시는 새벽 택시잡기 대란 등을 계기로 심야ㆍ새벽에 대중교통 수단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접한 후 심야버스를 만들기로 했다. 이후 민간이동통신사로부터 빅데이터를 받아 심야 시간대 휴대폰 이용이 가장 많은 지역을 골라내 8개 노선의 '올빼미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노선을 조정하는 등 꾸준한 보완 노력도 지속됐다. 이 결과 올빼미버스는 서울시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꼽혀 2014년 박 시장이 지방선거에서 재선되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시장은 또 SNS 팔로워가 150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활발한 온라인 소통 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임금체불 등 다양한 민원들을 빠른 시일내에 접수ㆍ처리해 기존 행정의 느린 속도를 보완하는 한편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제때 긁어주고 있다. 시가 개발한 쌍방향 모바일 투표시스템 '엠보팅'도 디지털 소통의 도구가 되고 있다. 시는 이 시스템을 통해 각종 정책에 대한 시민 의견 수렴ㆍ홍보에 나서고 있다. 약 1만2000여건의 댓글과 16만여건의 시민 투표 등 기존 소통ㆍ홍보 통로에 비해 저비용이지만 훨씬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민들의 시정 직접 참여 기회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희망서울 정책 박람회를 열어 약 3만5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400여개의 시정 아이디어를 얻엇다. 또 주민참여예산제를 내실화해 시민들의 참여를 통한 직접민주주의 실현ㆍ시민이 요구하는 새로운 정책 실행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행정 혁신도 지속 진행 중이다. 시는 은평구 녹번동 옛 질병관리본부 터 10만여㎡에 '서울혁신파크'를 만들어 사회적경제지원센터ㆍ인생이모작지원센터ㆍ청년일자리허브ㆍ마을공동제지원센터ㆍ서울크리에이티브랩 등을 입주시켰다. 행정 혁신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서다. 보도블록 10계명, 인도 10계명, 차도 10계명이나 지하철 9호선 운영권 환수 및 시민펀드 판매, 서울의료원 내 환자안심병원사업, 원전하나줄이기 등도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행정 혁신의 상징들이다. '공유도시 서울 만들기'도 박 시장이 추구하는 '공유철학'에서 시작된 혁신 사업들이다. 서울시와 자치구, 시민사회, 기업이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협력ㆍ공유를 통해 자원의 효율적 배분ㆍ공직사회 혁신 등을 꾀하고 있다. 서울시 신청사를 '시민청'이라는 이름으로 시민들과 공유하고, 서울도서관을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내 준 것, 서소문청사 전망대 개방 등이 '공유'를 통한 혁신사례로 꼽힌다. 이밖에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단 푼이라도 받았을 경우 바로 퇴출하는 '박원순법' 시행을 통한 공직사회 혁신 작업, 시-산하기관ㆍ단체간 불평등ㆍ불공정한 갑을관계 혁신, 입찰ㆍ감사 등에 외부인사 참여 확대 등을 통한 투자ㆍ출연기관 개혁, 순환보직 혁신ㆍ전문성강화ㆍ인사위원회 전원 민간인화 등 인사 제도 개선, 인력재편ㆍ공동구매ㆍ경영효율화 및 기술 공유를 통한 지하철 두 공사 통합, 감사위원회ㆍ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 설치를 통한 감사 혁신 등도 박 시장 취임 이후 추진된 혁신의 성과로 들 수 있다.이같은 혁신을 통해 서울은 글로벌 모델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가디언지의 선정 사례 외에도 외국의 호평은 차고 넘친다. 시는 최근 3년 연속 세계 도시 경쟁력 6위를 차지했다. 비즈니스 트레블러지가 뽑은 '회의하기 좋은 도시' 3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 국제회의ㆍ행사 유치 실적을 집계한 컨벤션 5대 도시에 3년 연속 선정됐고, 글로벌 MICE 순위에서도 지난해 4위를 차지했다. UN공공행정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효관 시 서울혁신기획관은 "민간 분야는 벌써 SNS와 사물인터넷 등 초스피드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ㆍ행정 등 제도시스템들은 민간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책 수립ㆍ민원ㆍ각종 현안 등 문제 해결의 발상을 전환해 협력과 관계형성, 정보 공개 등 시민들과 함께하는 집단지성을 통해 산적한 당면 과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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