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대금 미지급 액수에 비례해 과징금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현행 시행령은 과징금 액수를 산정할 때 '하도급대금의 2배'에 일정한 부과율을 곱해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반면 사업자가 얻은 부당이득의 규모는 과징금 부과기준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과징금 액수에 형평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이에 공정위는 하도급대금의 2배에 '위반금액 비율'을 먼저 곱하고, 부과율을 적용해 최종 과징금을 산출하도록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최무진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과징금이 위반금액에 비례해 산정됨에 따라 법 위반 정도와 제재 수준 사이의 합리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개정안은 하도급대금을 받지 못한 하청업체가 신속히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했다.공정위가 하도급대금 미지급과 관련해 조사를 시작한 지 30일 이내에 사업자가 밀린 대금을 지급하는 등 자진해서 문제를 시정한다면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또 공정위는 하도급대금 관련 과징금을 산출한 뒤 3차에 걸쳐 가중·감경하기로 했다.업체의 위반 전력이나 피해 업체의 수 등을 고려해 1차로 조정하고, 조사기피·방해 혹은 협력·자진시정 여부를 고려해 2차로 조정한 뒤 마지막으로 납부능력을 고려해 액수를 최종 결정하는 식이다.한편 위반업체에 대한 벌점 부과기준도 바뀐다.조사개시일 30일 이내에 업체가 문제를 자진시정하고 경고조치를 받는 경우 벌점을 부과되지 않기로 했다.또 법 위반 재발을 방지하라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받는 경우에는 벌점을 현행 2.0점에서 1.0점으로 낮춰 추기로 했다.다만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들키면 자진시정하는 식으로 면제규정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방법도 고안됐다.하도급대금 미지급 전력이 3회 이상이고 벌점면제가 2차례 이상인 사업자는 최초 경고를 제외한 나머지 경고 사례마다 0.5점씩 더해 벌점을 부과한다.이 밖에 공정위는 피해 업체들이 신원노출을 우려해 신고를 꺼리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 신고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신고자 신원을 피신고 업체에 통지하지 않도록 규정을 고쳤다.소규모 중소기업에 하도급 적용을 면제해주는 원사업자 제외기준도 완화된다.제조·수리 업종의 경우 연간매출액 기준은 종전 20억 미만에서 40억 미만으로, 건설업종은 시공능력평가액 30억원 미만에서 60억원 미만으로, 용역업종은 연간매출액 10억원 미만에서 20억원 미만으로 각각 2배씩 상향 조정된다.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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