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소수의견' 등 실화 다룬 한국영화 잇따라 개봉
'극비수사' 스틸컷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부조리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들추어내는 한국 영화들이 잇따라 관객들을 만난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연평해전'과 '극비수사', '소수의견', '밀양 아리랑' 등은 모두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소재로 다루면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가장 먼저 개봉(18일)하는 '극비수사'는 1978년 전국이 떠들썩했던 사건, 사주로 유괴된 아이를 찾은 형사와 도사의 33일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당시 부산에서 한 아이가 유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아이 부모의 특별 요청으로 담당 형사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수사를 극비로 진행하기로 한다. 그의 부모는 답답한 마음에 유명 점집을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으로 도사 '김중산'을 찾아가 "아이가 살아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때부터 형사와 도사의 협동작전이 시작된다. 전작 '친구', '친구2' 등 부산을 배경으로 한 다수의 영화를 발표했던 곽경택 감독이 이번에도 부산을 배경으로 삼았다. '친구2'의 시나리오 작업 중 취재를 위해 만난 형사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힌트가 됐다고 한다. 공을 세우기 위해 범인을 잡는 데만 집중하는 경찰들과 아이를 찾기 위해 비밀 수사를 진행하는 주인공 형사의 갈등이 주축을 이룬다. 1970년대를 그대로 재현한 모습과 김윤석, 유해진 등 두 배우의 앙상블이 인상적이다. 영화 '연평해전'은 제목 그대로 2002년 6월29일 서해 연평도 NLL인근에서 북한 경비정 648호가 대한민국 참수리 357호 고속정을 기습한 '연평해전'을 다룬다. 당시 약 30분간의 교전 끝에 우리 군인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했다. 때는 바야흐로 2002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내 전국이 축제 분위기로 들썩이고 있었다. 김학순 감독이 연출한 '연평해전'은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스크린에 옮겨놓는다. 한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아들, 한 아내의 든든한 남편, 한 어머니에게는 하나뿐인 아들 등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인물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었던 그 날의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데 이 영화의 의의가 있다. 극 말미에는 당시 합동 영결식의 실제 장면과 살아남은 승조원들의 인터뷰를 담아 사실감을 더했다. 김무열, 진구, 이현우 등이 출연하며 개봉은 24일이다.
영화 '소수의견'
'소수의견'은 이미 지난 2013년 촬영을 마쳤지만 어렵사리 이번 달 25일로 개봉일을 잡았다.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강제철거 현장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2009년 1월에 있었던 용산 참사를 떠오르게 한다. 영화는 한 젊은 국선변호사가 강제철거 현장에서 열여섯 살 아들을 잃고 경찰을 죽인 현행범으로 체포된 한 철거민의 변론을 맡게 되면서 시작한다. 구치소에서 만난 철거민은 아들을 죽인 건 철거깡패가 아니라 경찰이라며 정당방위에 의한 무죄를 주장한다. 결국 변호인단은 '100원짜리 동전 한 개를 받아도 좋으니까, 국가는 잘못을 인정하라'는 차원에서 국가를 상대로 100원짜리 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다. 원작은 손아람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영화 '혈의 누' 각색과 프로듀서를 담당했던 김성제 감독 작품으로 윤계상, 유해진, 이경영, 이의성, 김옥빈, 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25일 개봉. '밀양 아리랑'은 경찰과 한전의 폭력에 맞서, 매일 새벽 산을 오르며 맨몸으로 765kV 송전탑을 막아냈던 '밀양 할매와 할배'들의 모습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개봉 전 제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제12회 환경영화제에서 관객심사단상과 한국환경영화경선부문 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밀양 싸움에 관한 국내 최초의 극장 개봉작으로, 잘못된 정책과 엉터리 악법으로 주민과의 아무런 협상 없이 강행된 송전탑 건설의 폐해를 파헤친다. 7월16일 개봉.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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