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위 부자 왕젠린의 '콴시' 알고보니 시진핑

완다파워, 완소인맥

왕젠린 회장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김철현 기자] 중국 2위 부자인 왕젠린(王健林·61) 완다그룹 회장의 '콴시(關係) 비즈니스'가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축구 사랑에 발맞춰 스페인 축구 클럽의 지분을 인수하고 월드컵 중계권도 손에 넣은 바 있는 왕 회장은 시진핑의 누나를 비롯해 권력자들의 친척을 투자자로 영입하는 등 더 직접적으로 '콴시'를 강화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왕 회장은 중국 안팎에서 나온 언론매체 보도와 책에서 콴시를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 29일자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완다그룹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시 주석의 누이 치차오차오(齊橋橋)가 왕 회장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INYT는 치차오차오가 자신의 지분을 2013년에 오랫동안 알고 지낸 동업자에게 넘겼다고 전했다. 치차오차오의 투자와 지분 매각은 완다그룹의 기업공개 전에 이뤄졌다. 지분 투자로 맺은 왕 회장의 정치권 콴시에는 치차오차오 외에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였고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 지낸 자칭린(賈慶林)의 친척도 있다. 또 왕자오궈(王兆國) 전 전국인민대표회의 부위원장의 친척도 그의 회사에 지분을 갖고 있다. 이 밖에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딸의 사업 파트너도 완다그룹에 주주로 참여했다. 완다그룹과 관련된 정치인들이 이 회사와 정부의 거래에 개입한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또 이들 정치인이 투자수익을 개인적으로 분배받았다는 증거도 없다. 하지만 INYT는 왕 회장이 부동산 개발로 짧은 기간에 막대한 부를 축적한 데에는 정부와의 연줄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왕 회장은 그동안 시 주석의 축구 사랑에도 힘을 보태왔다. 지난 2월 월드컵 중계권 독점 판매업체 '인프런트 스포츠 앤 미디어'를 12억달러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중계권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리와 2022년까지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대회의 마케팅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또 조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의 조카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FIFA로도 '콴시'를 확대한 셈이다. 왕 회장은 또 마드리드 축구 클럽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분 20%도 인수한 바 있다. 왕 회장은 쓰촨(四川)성에서 태어나 중학교 졸업 후인 1970년에 군에 입대해 15년간 복무했다. 제대 후 다롄(大連)시 주택개발공사에 취직해 근무하면서 부동산에 눈을 뜨게 됐다. 지금까지 아파트·백화점·호텔 등을 한 곳에 모은 '완다 광창(廣場·플라자)'을 중국 전역에 100곳 넘게 건설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0일 기준으로 집계한 세계 부자 순위에서 왕 회장은 73억달러로 19위에 랭크됐다. 중국에서는 재산이 356달러로 평가된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회장에 이어 2위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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