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임금·고용·협력사 지원을…' 경제계 '취지는 공감하나…'(종합)

13일 낮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린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경제단체장 간담회.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조슬기나 기자]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3일 경제 5단체장을 만나 경제계가 적정한 수준의 임금 인상과 협력 업체에 대한 적정한 대가 지급, 청년고용 창출 등에 앞장서달라고 요구했다. 경제계는 최 부총리의 발언과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지난해와 올해 기업여건을 고려할 때 임금인상은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장관-경제5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들도 청년고용, 적정수준의 임금인상, 투자활성화 등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청년 일자리는 우리 사회의 미래에 관한 문제"라며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최 부총리는 임금인상과 관련해서는 "대기업의 경우 협력업체에 대한 적정 대가 지급 등을 통해 자금이 중소 협력업체에 원활히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3월까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해 사회적 대타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경제계에서도 양보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최 부총리는 정부가 추진 중인 30조원 규모의 기업투자촉진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장기투자로 자본회임기간이 길거나 신산업 진출로 투자리스크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자사업에 있어서는 정부가 민간과 이익뿐만 아니라 손실도 공유하는 새로운 사업방식을 도입하겠다"며 "민간투자 대상시설을 지방상수도, 노후도로 개량, 도시재생 기반시설 등으로 확대하고 절차도 대폭 간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모두발언만 놓고 보면 재계의 반응은 최 부총리의 기대와는 조금 멀어보였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 전반의 임금 높여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최저임금 문제는 경제문제, 소득구조 고려해서 장기적으로 마스터플랜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박 회장은 우리경제가 회생과 재도약의 갈림길에 있는 현 상황에서 정책이 중요하고, 소비자 투자가 살아나야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일본 등과 달리 내수시장이 작고 임금이 한번 오르면 내려가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커 (최저임금 인상이)국제경쟁력, 수출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임금인상에 대한)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수단 동반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세수확대 영향이 적고 경기에 악영향 준다는 부총리 견해에 동감한다며 "신중하게 실질적인 효과 얻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정체되고 수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 "올해도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60세 정년 확대로 기업들의 총 임금 부담은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그러면서 "노동생산성 향상과 안정적 일자리 창출에 기대해야 하고 민간과 정부가 함께 경제개선에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투자활성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면서 "특히 올해 경제3개년 계획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규제개혁 추진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올해 경제는 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법인세 논의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동향을 바라보고 논의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무역업계에 좋은 것이 국가에도 좋다"면서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가입해 적극적으로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수십 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경상수지와 무역수지의 흑자행진을 마냥 기뻐할 시대는 지났다면서 과도한 흑자의 관리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또한 외환시장이 양적으로 발달했지만 질적으로는 발달하지 못했다면서 외환시장 발전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민간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정책과 제도, 기업관행을 바꾸어야 한다면서 민관 공동으로 노력도 함께 주문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3일 적정수준의 임금인상이 내수 진작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 부총리가 고용과 임금에서 고용을 먼저 거론한 것에 주목하며 "전적으로 공감하고 경제단체들이 적극 동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과 임금 간의 트레이드 오프(trade off·두 개의 정책목표 가운데 하나를 달성하려고 하면 다른 목표의 달성이 늦어지거나 희생되는 관계)관계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이날 간담회는 정부 측에서 최 부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고, 경제계에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정치경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