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맥 개발한 ARJ21 vs 日 미쓰비시 MRJ 글로벌 시장에 도전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중국과 일본이 중소형 항공기 시장에 나란히 진출한다. 일본 항공기가 주문을 더 많이 받았다. 중국 항공기는 출발이 더디더라도 방대한 자국 항공운항 시장에서 덩치를 키워나가면 글로벌 시장의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ARJ21기. 사진=블룸버그
중국 국유 항공기 제작회사 코맥(COMAC)이 자체 개발한 중형 여객기 ARJ 21이 지난해 12월 말 항공 당국인 중국민항공사(CAAC)로부터 비행안전성 인증을 받았다. 코맥은 올해 상반기에 ARJ 21을 중국 청두(成都)항공에 인도할 예정이다.◆일본 MRJ가 수주량 앞서= 이를 두고 최근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고속철도에 이어 항공기에서도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수주전쟁을 벌이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RJ 21은 일본 미쓰비항공기의 MRJ와 같은 중소형기다. ARJ 21은 좌석수가 78~90개이고 비행거리는 2225∼3700㎞다. MRJ기를 개발한 미쓰비시항공기는 오는 5월 첫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 MRJ는 승객 78~90명을 태우고 3400㎞를 비행할 수 있다.
일본 MRJ기. 사진=블룸버그
브라질의 엠브라에르와 캐나다의 봄바르디어가 ‘지역 제트’라고 불리는 세계 중소형기 시장의 양대 업체다. 산케이는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을 인용해 ARJ 21과 관련해 미쓰비시항공기 관계자가 “연비, 안전성, 쾌적성 등 모든 면에서 실력은 MRJ가 최고”라며 여유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ARJ 21은) 화제는 되지만 서구 항공사에서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 없다”고까지 말했다.산케이에 따르면 MRJ는 경쟁 기종에 비해 연비가 20% 정도 뛰어나고 화물칸의 위치를 조정해 객실 공간을 넓게 하는 등 일본이 기술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항공기라고 평가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 어센트 플라이트글로벌 컨설턴시의 롭 모리스가 “MRJ는 2033년까지 지역 제트 발주 대수 가운데 22%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ARJ 21은 현재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대부분 무시된다며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ARJ 21 개발은 2002년에 시작됐다. 2008년에 첫 비행에 성공했고 2010년에 인도될 예정이었다. 그 일정이 몇 차례 틀어져 5년 지연된 것이다. 개발에 오랜 시일이 걸린 탓에 디자인이 오래 된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말한다고 산케이는 설명했다. 미쓰비시항공사는 지난해 10월 MRJ 기체를 선보였다. 아직 첫 비행을 하지 않았는데도 일본 안팎에서 400대 이상 수주했다. 코맥은 지난해 11월 중국 리스회사와 콩고 정부에서 ARJ 21에 대해 모두 23대를 주문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를 더하면 수주 대수가 278대로 늘었다고 밝혔다. 주문은 대부분 중국 항공사와 리스사에서 들어왔다. ◆중국은 자국 시장이 강점= ARJ 21과 MRJ가 엠브라에르나 봄바르디어와 경쟁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ARJ가 해외 하늘을 비행하려면 미국연방항공국(FAA)과 유럽항공안전기구(EASA)로부터 비행안전성 인증이 필요한데, 이 과정이 몇 년 걸린다. MRJ는 2017년 FAA와 EASA에서 이 인증을 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MRJ에 비해 ARJ 21의 앞길이 어두운 것도 아니다. 코맥에게는 광활한 중국 하늘이 펼쳐져 있다. 산케이도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의 전망을 들며 이 점에 주목했다. 보잉은 2033년까지, 에어버스는 향후 10년 이내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보잉은 앞으로 20년 동안 중국 항공기 시장은 약 6000대, 금액으로는 약 8700억달러에 이FMS다고 전망한다. ARJ 21은 중국내에서 순조롭게 비행하면 안전성에 대한 평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중국 항공기 관련 업체들이 서구 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기술력을 높여 왔다며 다른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20년 후에는 코맥의 비행기가 여기저기 날아다니게 될 듯하다”는 예상을 소개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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