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1일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차기 우리은행장에 이광구 부행장이 사실상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이 행장은 1일 오후 늦게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여러분과 함께해온 민영화를 위한 발자취를 돌이켜볼 때 이제 저의 맡은 바 소임은 다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회장 취임 시 말씀드렸던 대로 이제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 생각된다"고 밝혔다.이 행장은 임기만료인 오는 30일까지 근무는 계속하지만 연임은 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 행장은 "민영화라는 최대의 숙명적 과제를 안고 은행장 소임을 맡은 지 벌써 3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며 "우리금융그룹 내 계열사 매각 등의 순차적인 민영화 작업 끝에 지금 이 순간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민영화의 마지막 단계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고객님들과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위해 애쓴 노동조합 그리고 함께 동고동락해왔던 직원 여러분들 덕분에 소수지분매각 청약률 130%라는 높은 성과를 거두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나타냈다.이에 따라 차기 우리은행장을 놓고 이 행장과 2파전 경쟁을 벌였던 이광구 부행장이 신임 행장으로 사실상 유력해졌다.우리은행은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3명, 외부 전문가 3명, 예금보험공사 임원 1명으로 구성된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때만 해도 이 행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렸다.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을 무난하게 이끌어 왔고 포용 리더십으로 자회사 매각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민영화의 마지막 단추인 우리은행 매각을 앞두고 행장을 교체하는 것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서강대금융인회(서금회)'의 지원을 받아 이 부행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우리은행 행추위는 2일 열릴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행추위에서 후보군들이 추려져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9일에는 최종 후보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력 후보로 떠오른 이 부행장이 최종 후보로 뽑힐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