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리모델링 특급호텔들 탈세·뇌물 스캔들

서울시, 모 간부 공무원 금품 수수 현장 적발...리모델링·신증축 특급호텔들 탈세 무마 위해 뇌물 전달한 듯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대대적으로 건물을 신·증축하거나 리모델링한 서울 시내 일부 특급호텔들이 탈세·뇌물 스캔들에 휩싸였다. 이들 특급호텔이 신·증축 및 리모델링을 한 후 거액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인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 한 담당 공무원이 암행감찰반에 의해 금품을 수수하던 현장이 적발돼 시가 특급호텔들의 로비 가능성 및 부적절한 세금 감면 여부 등에 대한 감사에 나섰고, 사법당국도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3일 서울시·호텔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시 감사관실 암행감찰팀은 서울 강남 코엑스 인근 한 백화점에서 서울시청 소속 모 팀장이 신원미상의 남성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고 있는 현장을 덮쳤다. 이 자리에서 이 팀장은 금품을 수수한 후 현장을 나오다가 감찰반 관계자들의 동행 요구를 거부하며 강한 몸싸움을 벌였고, 심지어 한 감찰반원을 물어뜯는 등 거세게 저항했다. 이 팀장은 이후 감사관실의 사실 관계 조사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시 감사관실은 이 팀장이 업계 관계자들을 자주 만나며 금품을 수수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장기간 미행해 현장을 적발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팀장은 금품 수수 사실과 호텔 측의 로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갖고 있던 돈은 내 돈이며 정신적 스트레스와 몸싸움 때문에 갈비뼈가 부러져서 조사에 응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공무원 생활을 하는 동안 금품을 수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그는 이어 "만난 사람은 호텔 관계자가 아니라 지인일 뿐"이라며 "식사 정도만 했을 뿐 호텔쪽에서 로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는 이 팀장이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보고 대기 발령을 내렸다. 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자체 교육과 공직 사회 개혁 정책의 효과로 직원들 사이에서 비리를 용납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결과 제보를 통해 사건을 인지해 현장을 덮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검경 등 사법 당국도 이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련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 몇 곳이 1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과세를 피하기 위해 많은 로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리모델링이나 건물을 신·증축한 특급호텔들 상당수가 탈세 혐의로 세무 조사를 받고 있어 업계가 온통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서울시내 특급 호텔들의 탈세·뇌물 스캔들로 번질지 여부도 주목된다. 서울시내 특급 호텔들은 최근 몇 년 새 중국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채권까지 발행해가면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대의 돈을 들여 대대적으로 신·증축 또는 리모델링을 했거나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호텔의 재산가치·수익성이 향상됨에 따라 많게는 수십억원대의 지방세(재산세ㆍ취득세)를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특급호텔들이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거액의 탈세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일선 자치구가 최근 각 특급호텔들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특급호텔-공무원간 부적절한 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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