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해 표류하고 있는 중이다. 경제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는 올라가고 서민들의 삶은 고달프다. 정부는 여러 가지 신성장동력 중에서 의료서비스와 관광 상품을 결합한 의료관광을 주목하고 있다. 의료관광에 대한 수요는 날로 높아져 2012년 기준으로 세계 의료관광 시장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02조5000억원) 규모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 중 아시아 시장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또한 풍부한 관광자원까지 보유하고 있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세계의 저명한 의사들과 의과대학, 의료기관에서는 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대체의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체의학이 가장 활발한 미국의 경우, 1992년에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에 대체의학연구위원회을 두고 이에 관한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Global Industry Analysts, Inc.'의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보완대체의학 시장은 2010년 853억8000만달러에서 2015년 1141억8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양의학의 첨단을 달리고 있는 미국과 유럽인들은 왜 대체의학에 관심을 두는 것일까. 이유는 수술을 중심으로 하는 서양의학의 한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술치료법은 환자의 건강, 나이, 질병의 상태에 따라 적용여부가 제한적이며, 수술 후 감염이나 환자의 회복 등 다양한 문제점이 있다. 한국은 의료관광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특별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한의학이다. 한의학은 오랜 시간 동안 서양의학이 따라 올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임상 데이터를 집약해 전통의학을 정립했다. 본초강목이나 향악집성방, 동의보감과 같은 전통의학 서적은 수천 년간 우리의 선조들이 실험과 연구를 거듭한 소중한 자료다. 다시 말하자면 한의학은 '임상을 통해 검증된 효과 높은 보존적 대체의학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의학은 대체의학에 관심이 높은 서양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대한민국만이 가진 의료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최근 한의학계는 한방이 가지고 있는 고리타분함을 벗어 던지고 있다. 과학적이고 현대화된 한의학을 만들고 표준화된 치료법을 통해 환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의학대학과 한의학연구원, 그리고 개별 한방의료기관은 중의학과 차별화되는 한의학만의 침 치료법과 한방치료법을 발굴하고 개량해 이를 국제적인 SCI급 학술지에 발표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 의학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한의학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현재 개인 사보험에서 한방치료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병원비에 금전적인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은 자연스럽게 한방에서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또한 한의학의 발전을 위한 연구 및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한의학이 세계인에게 인정받는 주류의학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화를 위한 시설과 연구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다. 한의학의 효능은 어떠한 대체의학보다도 우수하며, 한국의 의료서비스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선조가 물려준 훌륭한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 대한민국이 나아갈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지금부터의 준비가 중요할 것이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