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 및 운영 효율화 차원…국내서도 인력 재배치, 조직 개편 등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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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가 적자 행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및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다. 해외 연구개발(R&D) 센터에서 감원을 실시한 데 이어 향후 국내에서도 인력 재배치, 조직 개편 등 사업 및 조직 효율화를 위한 후속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운영 효율화 차원에서 이스라엘 R&D 센터 인력의 10%를 감원했다. 감원 규모는 수십명 수준으로 전해졌다.이스라엘 R&D 센터는 시스템 반도체 중 스마트폰용 카메라 반도체인 CMOS 이미지센서(CIS) 중심의 연구소다. 해외 각국의 연구소에 분산된 관련 조직을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감원을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이스라엘 R&D 센터는 모바일 헬스 반도체 연구에 집중할 계획으로 삼성전자는 관련 인력을 신규 채용중이다.업계 관계자는 "감원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동안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늘려 온 시스템 반도체 R&D 인력을 줄인다는 것은 이전과는 달라진 신호"라며 "시스템 반도체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가 해외 연구 인력 감원을 통해 중복 업무를 제거하는 등 조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이번 이스라엘 연구 인력 감원은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뤄졌다.시스템LSI 사업부는 지난 1분기 손익분기점(BEP) 수준 또는 소폭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가동률 하락으로 적자폭이 1500억~20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메모리 사업부가 2분기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고공행진한 것과 대비된다. 이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 구원투수로 나선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이 본격적으로 관련 조직 수술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지난 6월1일자로 메모리사업부장에서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장으로 업무가 변경, 확대됐다.김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D램 개발실장, 반도체총괄 연구소장, 종합기술원장 등을 거치며 30년 넘게 반도체 연구에 몰두한 인물로 이번 사업, 조직 효율화 조치도 연구소 위주로 이뤄졌다. 시스템 반도체 중 성장성이 낮은 분야를 정리할 가능성도 예상된다.이에 따라 이번 이스라엘 연구 인력 감원이 향후 해외 다른 R&D센터로도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이스라엘 외에도 영국, 스웨덴 등에 시스템 반도체 R&D 센터를 두고 있다. 국내의 경우 감원 가능성은 낮지만 시스템LSI 사업부의 효율화를 위한 인력 재배치, 조직 개편 등의 작업이 이어질 전망이다.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김 사장의 인사 발령이 있기 약 한 달 전인 지난 4월 시스템LSI 사업부의 부진을 강하게 질타한 만큼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당시 권 부회장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임직원들에게 "1분기 시스템LSI는 메모리에 비해 부진했는데 메모리 분야 글로벌 1위를 유지하면서 자만심에 빠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면서 "메모리는 반도체 산업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진정한 강자가 되려면 반도체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최근 삼성그룹 전반에 걸쳐 불고 있는 사업 재편 움직임도 시스템LSI 사업부 효율화 작업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이 분야의 경쟁력 강화와 운영 효율화를 위한 인력 재배치, 조직 개편 등의 후속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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