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실 협회장, 세계 최대 성공 개최 이어 활성화에 비지땀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사진=대한장애인농구협회 제공]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마라톤 난코스를 완주한 듯했다. 여느 때보다 성취감이 더했다. 지난달 14일 성황리에 끝난 인천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예산 부족으로 한때 개최를 포기할 위기에 놓였지만 선봉에서 온갖 고비를 넘겼다. 대한장애인농구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장실(59ㆍ사진) 새누리당 의원이다. 국제적 망신을 피한 것은 물론 국내외 인사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 마린 오차드 세계휠체어농구연맹(IWBF) 회장(68)은 "휠체어농구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대회"였다며 감사를 전했다. "하계올림픽, 축구 월드컵을 넘어 동계올림픽 개최까지 앞둔 대한민국이잖아요. 국내 장애인스포츠의 저변도 넓히고 싶었지만 무엇보다 이 대회가 실패했다고 알려지면 감당할 수 없을 듯했어요." 협회장을 맡고 뒤늦게 유치 사실을 파악한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자금 확보를 위해 분주히 뛰었다. 기업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했다.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등을 후원하느라 여력이 부족했다. 휠체어농구도 낯설어했다. "그렇게 주저앉을 수 없었어요. 대회 홍보를 강화하면서 기업들의 문을 계속 두들겼죠. 어떤 곳은 열다섯 번이나 찾아갔어요." 가까스로 닦은 대회 기반에 선수들은 투혼으로 화답했다. 목표였던 사상 첫 세계 8강 진입을 넘어 6위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선수들이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의 각오로 뛰어줬죠. 10점차 이상 벌어져도 포기할 줄을 몰랐어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감동에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김 의원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회장직을 내려놓으려고 했다. 대회 준비로 한바탕 몸살을 앓아 당분간 국회 일에만 전념할 계획이었다. 선수들의 피땀을 옆에서 지켜보며 생각은 바뀌었다.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환경만큼은 조성해주고 떠나야겠더라고요.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이 휠체어농구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대한장애인농구협회 제공]
가장 힘을 쏟는 일은 실업팀 창단이다. 대한장애인농구협회는 장애인 팀 열여덟 곳과 비장애인 팀 열 곳을 관리한다. 이 가운데 실업팀은 서울시청 한 곳 뿐이다. 그렇다보니 국가대표를 소집하기조차 쉽지 않다. 이번 대회 '올스타 베스트5'에 선정된 오동석(27ㆍ서울시청)은 "직장 때문에 눈치를 보고, 휴가를 써 가면서 대회에 겨우 나오는 동료들이 대부분이다. 실업 팀이 한두 곳 더 생겨 운동을 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했다. 남경민 대한장애인농구협회 사무국장(58)은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실업팀이 더 생겨 리그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제무대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수"라며 "현재도 다양한 기업을 접촉하며 실업팀 창단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끊임없는 설득으로 최근 한 기업은 그에게 창단 의사를 전해왔다. 김 의원은 "최소 세 곳 정도는 운영을 해야 한다"면서 "휠체어농구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장애인들이 자신감을 갖고 살 수 있게 하고 싶다. 그들이 던지는 공이 희망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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