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조영신
'헨리 포드(Henry Ford)'는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연 주인공이자 미국의 자동차 왕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미국인들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영자로 그를 꼽는다. 미국에 헨리 포드가 있다면 한국엔 정몽구가 있다.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한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곧바로 뉴스가 된다. 그는 10여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현대기아자동차를 세계 최고의 완성차 업체로 만들었다.1999년 그가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현대차의 해외 생산 규모는 고작 18만대(인도 12만대, 터키 6만대)였다.지난해 기준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 규모는 모두 430만대다. 국내 생산물량(363만대)까지 합하면 793만대다. 여기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중국 충칭 현대차 4공장과 연산 30만 멕시코 기아차 공장이 가세하면 글로벌 총 생산량은 무려 853만대에 달한다.매출은 말할 것도 없다. 8조7000억원(98년 기준)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134조905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2조8106억원이 넘는다. 331억원의 적자였던 98년과 비교할 수 없다.외형도 외형지만 그 속은 더욱 알차다. '싸구려 차'라는 소리를 듣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그런 소리가 쏙 들어갔다. 미국 등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앞다퉈 현대차 칭찬 경쟁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독일과 미국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은 현대기아차를 경계대상 리스트 맨 위에 올려놓은 지 이미 오래다.고희를 넘긴 고령임에도 불구, 세계 곳곳을 찾아 입이 마르고 닳도록 '품질경영'을 강조한 결과다. '현장경영'을 통해 '품질'을 강조한 그의 '뚝심'이 세계 자동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과를 냈다.이런 정 회장에게도 위기가 닥쳤다. 첫 번째 위기는 환율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절상되면서 현대기아차의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이익을 내려면 훨씬 더 많은 자동차를 팔아야 한다.하지만 시장이 여의치 않다. 판로(販路)가 확실했던 러시아와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이상기온이 감지되고 있다.엔저(円低)로 무장한 일본 경쟁업체도 위협 요소다. 신흥시장은 물론 중국과 미국 등 세계 최대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다.해외공장(중국 현대차 4공장) 건설도 답보상태다. 서둘다 자칫 그동안 쌓아온 중국 인맥과의 관시(關係)에 금이 갈 수 있는 상황이다.국내 사정도 만만치 않다.연비문제로 소비자와 현대기아차간의 신뢰에 생채기가 났다. 내수 시장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노조는 연례행사를 준비중이다. "우회로가 없다"고 한 정 회장 말대로 현대기아차가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노사 모두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작업화 끈을 동여 멜 때가 왔다. 한국의 자동차 왕, 정몽구 회장은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조영신 기자 as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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