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개체수 증가→바다 생태계 건강, 미국 연구팀 밝혀
▲고래가 춤추면 바다 생태계가 살아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고래가 춤을 추면 바다 생태계가 살아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불법 포획 등으로 고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최근 다시 증가하면서 바다 먹이 사슬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래가 춤을 추면 바다 생태계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칭찬받을 일이지 않을까 싶다. 해양 생태계의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고래는 해양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새로운 연구의 결론은 수염과 향우고래 등이 다시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중 먹이 사슬이 회복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오랫동안 고래를 둘러싸고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논란이 있었는데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생물학계에서는 "고래는 해양 생태계의 파괴자다" "아니다. 고래는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키 역할(key role)을 수행한다"는 등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기 때문이다. 몇몇 과학자들은 그동안 고래는 물고기 집단을 잡아먹는 경쟁자로 인식했다. 귀중한 바다 종족들인 무척추동물과 작은 물고기들을 마구 잡아먹고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런 이유로 상업적 고래 포획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실제로 몇몇 과학자들은 고래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크릴새우가 증가하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갑각류가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최근 연구결과는 이와 정반대의 결론을 내놓았다. 고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크릴새우의 개체 수는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과학자들은 고래가 크릴새우와 다른 물고기들에게 영양물을 제공하는 중요하다는 역할을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포유동물이자 엄청난 몸집을 자랑하는 고래는 방대한 양의 찌꺼기와 오줌 등을 자신의 몸에서 분출해 바다 표면에 질소와 철 성분을 풍부하게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래가 춤을 추듯이 다이빙을 하면서 바다 표면을 풍부한 영양분으로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그동안의 통계자료와 최근의 고래 숫자를 파악한 결과 고래가 증가하면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늘어났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한 아열대 바다의 경우 최근 약 15% 정도 식물 플랑크톤 양이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는데 고래는 죽으면 깊은 바다의 다른 생물들에게 유기 물질을 제공하는 하나의 원천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Ecology and the Environment'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 버몬트대학의 조 로만(Joe Roman) 보존생물학자는 "고래는 바다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상업적 포획으로 고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인간에 의해 저질러진 비극"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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