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먹는 나비, 날개와 눈 크기 변화 생겨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동물과 식물, 곤충들은 주변의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신을 변화시킨다. 최근 한 연구결과를 보면 나비의 경우 제설용 소금을 많이 머금은 식물에서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금은 다이어트에 있어 가장 안 좋은 요소이다. 때에 따라 다이어트에 좋지 않은 이 소금이 나비에게는 근력을 키워주는 필수 요소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소금을 먹는 나비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함평나비축제에서의 나비.
추운 날씨에 길거리에 제설용 소금이 있을 때 주변의 식물들은 이를 빨아들인다. 이렇게 식물에 흡수된 소금은 주변에 살고 있는 나비 등에게 영향을 끼친다. 에밀리 스넬 루드(Emilie Snell-Rood) 미세소타대학 교수팀은 흰 유액을 분비하는 '밀크위드' 식물에 살고 있는 모나크 나비(왕나비의 일종)를 관찰했다. 길가에서 자라고 있는 밀크위드 식물은 도로에서 100m 떨어진 곳보다 약 16배 정도 높은 나트륨 수치를 보였다. 이곳에서 살고 있는 나비들은 일반 초원에서 살고 있는 나비보다 6배 정도 나트륨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나비들은 애벌레 단계에서 생존하는 확률이 매우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한 나비의 경우 나트륨으로 인해 신경과 근육이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나트륨을 섭취하는 곳에 살고 있는 수컷나비의 경우 아주 큰 날개를 갖고 있었고 암컷은 매우 큰 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확한 나트륨 수치의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연구팀은 낮은 단계, 중간 단계, 높은 단계의 나트륨 환경을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높은 나트륨 단계에서 나비들의 생존확률은 10%에 불과했다. 생존율은 떨어졌는데 높은 나트륨 환경에서 수컷은 큰 날개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과 달리 암컷은 날개가 작았지만 반면 뇌와 눈이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과 섭취하는 나트륨의 경우 수컷에게는 보다 좋은 날개를, 암컷에게는 보다 좋은 시야를 제공하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마이클 카스파리 오클라호마 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제설용 소금이 초식 생명체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생물학적 지도는 그럼에도 매우 다양하고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실험과 비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을 이끈 스넬 루드 교수는 "일반적으로 제설용 소금은 생명체, 예를 들면 올챙이들에게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며 "제한된 영양 환경에서 소금을 섭취하는 것은 환경 조건에 따라 유용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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