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놀자'‥아빠가 놀아주는 캠핑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1. 직장인 이정국(가명)씨는 아이들 성화에 2년 전부터 캠핑을 시작했지만 올해는 캠핑을 가야 할지 고민이다. 아이들까지 썩 내키지 않은 기색이다. 상당한 비용을 들여 구입한 캠핑장비가 고스란히 먼지만 쌓이고 있다.아이들은 스마트 폰 게임을 하고 아내와 자신은 고기만 굽다 캠핑장 취객들의 소음에 잠을 설치면 힐링을 위한 캠핑은 짜증으로 마무리됐다. 자연스럽게 캠핑은 가족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이씨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캠핑장에서 시간을 보내느니 시설이나 볼거리가 있는 놀이동산을 아이들이 훨씬 재미있어 한다”고 불평한다.#2. 인쇄전문기업 성우애드의 이민성 대표 가족의 캠핑은 다르다. 나뭇잎은 소꿉놀이 그릇으로 변신하고 아카시아 줄기로 아이들의 머리를 구불구불하게 퍼머 시켜준다. 장작박스는 밤이 되면 즉석 샌드 애니메이션 도화지로 변신하고, 캠핑 랜턴 만 있으면 텐트 안은 그림자 극장으로 바뀐다. 타프 팩으로 종이원반 새총을 만들고, 캠핑의자만으로 온 가족이 배꼽 잡는 게임을 한다. 그의 가족 캠핑은 여전히 즐겁고 웃음이 넘친다.

이민성씨 가족이 나뭇가지로 쌓기 놀이를 하고 있다.

이씨 역시 1년 전만 해도 게임기를 두고 자연을 느끼겠다고 찾아 온 캠핑장에서 아이들과 뭘 하고 놀아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궁하면 통하는 법. 그는 늦둥이 아이와 캠핑장에서 준비물이나 장난감 없이 놀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안 놀아준 게 아니라 몰라서 못 놀아준 아빠를 위해 필요한 것은 돌멩이, 나뭇가지, 흙, 나뭇잎, 고드름이었다. 어린 시절 공터와 야산에서 장난감 없이도 잘 놀았던 아빠의 기억은 아이들과도 통했다. 그는 이렇게 1년간 캠핑장에서 가족이 함께 놀아본 77가지 놀이를 '좀 놀아본 캠핑'이란 놀이책으로 캠핑족들에게 공개했다. 캠핑장에서 아이들과 어떻게 놀지 고민하는 아빠들의 고민을 해결하기에 부족함이 없다.이민성씨는 "캠핑을 위해 필요한 것은 비싼 장비가 아니라 아빠의 관심"이라면서 캠핑장 가족을 위한 놀이 콘텐츠 확산을 위해 온라인 카페(//cafe.naver.com/mamapapacamp)를 개설하고 온라인을 통해서도 다른 가족들과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벌써 100가족이 캠핑에서 놀기 위해 이 카페 회원이 됐다.

좀 놀아본 캠핑

좀 놀아본 캠핑저자 곽병관, 임성예 출판사 |개미똥꾸멍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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