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단순화·수직계열 강화…경영승계도 겨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수년간 상장설이 제기돼왔던 삼성SDS가 마침내 연내 유가증권시장에 기업 공개를 하겠다고 8일 밝혔다. 삼성SDS의 기업 공개와 관련, 시각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최근 잇따라 진행되고 있는 사업재편의 일환이라는 시각과 함께 승계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두가지 효과를 다 노린 행보라는 주장도 있다. 사업재편에 무게를 두고 있는 시각은 최근 삼성그룹의 행보에 기인한다.지배구조와 상관없는 관계사간의 지분도 정리해 지배구조를 단순화 하고 각 계열사들이 제각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중복되는 사업을 정리하고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는 사업재편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삼성그룹 내부의 IT서비스 및 솔루션 개발, 교육 등을 담당해왔던 삼성SDS으로서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변화가 시급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내부 거래 비중이 대부분이고, 매출의 상당수가 국내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돌파구가 필요했다. 지난해 6월 삼성SDS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금융, 공공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그룹 내부 일도 최소화 하기로 했다. 과거 진행했던 IT서비스 사업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었고 그룹 내부 거래 비중을 줄일 필요도 있었다. 해외 사업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삼성SNS와의 합병을 통해 삼성SDS는 네트워크 솔루션 종합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삼성SNS는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기지국 장비 등을 납품 받아 이를 구축하고 유지 보수하는 일을 해왔다. 삼성SDS가 갖고 있는 IT서비스, 데이터 솔루션 등과 결합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SDS는 기업 공개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그늘을 벗어나 독립 계열사로서의 역할도 강조될 전망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마하경영'을 내세우며 전 그룹 계열사에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움직임과 맥락을 함께 한다. 삼성SDS의 기업 공개가 추진되면서 관계사들과의 추가 합병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가장 유력시 되는 것이 교육 사업을 맡고 있는 크레듀다. 삼성SDS는 크레듀의 지분 47.2%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SDS의 해외 전략 사업 중 하나가 e러닝을 비롯한 교육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할때 상장과 함께 추가 합병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크레듀가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분사한 최고경영자(CEO) 대상 교육 업체 SERI CEO를 흡수 합병했다는 점에서 향후 교육 사업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장비 사업도 고려 대상이다. 삼성SDS는 삼성SNS 합병과 함께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 유지, 보수는 물론 관련된 데이터, 소프트웨어 솔루션까지 갖추고 있어 네트워크 장비를 개발, 제조하는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를 흡수할 경우 안정적인 해외 매출은 물론 삼성 특유의 수직계열화를 앞세워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게 된다.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 삼성가 3세로 이어지는 승계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SDS의 지분구조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 22.58%, 삼성물산 17.08%, 삼성전기 7.88%를 보유하고 이재용 부회장이 11.26%, 이부진 사장 3.9%, 이서현 사장 3.9%를 갖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삼성SDS의 장외 거래 가격은 14만9500원에 달한다. 발행주식 수는 총 7225만6772주다. 삼성가 3세들이 현금화 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은 최소 1조3000억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최소 5000억원 이상씩의 현금을 갖게 된다. 실제 상장가가 장외 거래 가격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3세 승계 작업을 위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재계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삼성그룹 움직임을 볼때 사업 재편의 성격이 더 강하지만 삼성SDS 입장에선 기업 공개를 통해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삼성가 3세 입장에선 향후 승계를 위한 자금 일부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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